유천열 인하대 교수팀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는 저전력·고밀도·비휘발성 스핀메모리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SRAM이나 DRAM 메모리보다 저장용량이 수십에서 수백배 크고, 동작속도가 수천배 빠른 스핀메모리 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 유천열 인하대 교수(사진)와 조재훈 박사과정생, 김준서 네덜란드 아인트호벤대 연구원 등은 중금속과 자성체 계면에서 발생하는 '비대칭 교환 상호작용(DMI)'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DMI는 자성체 계면에 존재하는 스핀과 중금속 계면에 있는 전자들의 공전궤도가 활발히 상호작용을 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성물질의 스핀은 평소 한 방향으로 나란히 배열돼 있다가 DMI가 커지면 수십개씩 짝을 지어 '스커미온'이라는 작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재배열된다. 스커미온은 크기가 매우 작고 이동 속도도 매우 빨라 소용돌이 방향을 디지털 신호화하면 초고밀도·고속력의 메모리 소자 개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커미온을 만드는 DMI는 지금까지 이론적으로만 예측돼 왔고, 계면에서 일어나는 DMI의 경우 크기를 직접 측정할 방법이 없었다.

연구팀은 중금속인 플래티늄 박막 위에 강한 자성체인 코발트를 1∼2㎚로 입힌 시료와 코발트합금을 같은 두께로 입힌 시료 등 두 가지 물질로 '브릴루앙 광 산란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은 빛이 자성체에 부딪힌 후 빛의 에너지 변화를 통해 자성체가 갖고 있는 특성을 분석하는 방법이다.실험 결과, 두 가지 시료에서 모두 스커미온을 만드는 DMI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두 물질 층의 경계면 때문에 DMI가 자성물질 두께의 역수에 비례한다는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DMI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면 '스커미온 기반 스핀메모리 소자'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교육부와 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유천열 교수는 "그동안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DMI 값을 정확히 구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면서 "제2세대 스핀메모리 소자 개발에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준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