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 만드는 `탄소 페인트`

기초과학지원연, 빛 투과율 높여 오염물질 제거
화학적 안정성 갖춰 중금속·유기염료 대체 기대
◇ 페인트부터 배터리까지 나노기 이끄는 기술진화

국내 연구진이 빛 투과율을 높여 오염물을 제거하는 '탄소 페인트'를 개발했다. 독성이 낮고 화학적·광학적 안정성이 뛰어나 기존 중금속 및 유기염료를 대체할 차세대 발광 재료로 주목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주한·이현욱 박사팀과 이영철 가천대 교수팀이 오염된 물의 빛 투과 효율을 높여 오염물을 제거할 수 있는 '탄소 페인트'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탄소 나노물질은 낮은 독성과 뛰어난 화학적·광학적 안정성을 보유해 중금속과 유기염료를 대체할 차세대 발광 재료로 각광받고 있어 환경, 에너지, 바이오 분야 등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나노선, 나노튜브, 나노리본 등 다양한 형태의 탄소 나노물질은 제조공정이 복잡해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생물학, 환경공학 분야 등에 적용하려면 적절한 점탄성을 갖는 새로운 탄소물질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생체적합성이 좋고 저렴한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기본 재료로 실온에서 초음파 단일 공정으로 페인트 형태의 발광 탄소나노점을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 탄소나노점은 마치 페인트와 같이 물질의 표면에 칠하거나 다른 물질과 혼합할 수 있고, 물에 균일하게 용해될 수 있는 액상의 발광 탄소나노점 특성을 갖고 있어 '탄소 페인트'로 이름 붙여졌다. 탄소 페인트는 자외선과 이보다 에너지가 낮은 가시광선을 흡수해 다시 배출시키는 높은 발광 특성과 안정성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탄소 페인트를 수처리 실험에 적용한 결과, 물 속에 용해된 탄소 페인트가 외부에서 비춘 자외선이나 가시광선을 추가로 발생시켜 투과율을 높이고 광촉매 효율을 향상시켜 오염물을 쉽게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현욱 박사는 "이 연구는 상업화가 가능한 단일 공정을 통해 높은 발광 특성을 가진 액상 형태의 '탄소 페인트'를 대량 제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수질 정화 등의 환경분야뿐 아니라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