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들의 시력 이상 중 가장 흔한 것은 굴절 이상으로 인한 시력 저하이다. 굴절 이상은 망막에 물체의 상이 정확히 맺히지 않는 상태로, 위치에 따라 근시 혹은 원시로 구분된다. 그 외에도 난시나 약시 등 각종 안구질환 또한 나타날 수 있다.

#. 근시

안구의 길이가 정상보다 길거나 각막 혹은 수정체의 굴절력이 너무 강해 물체의 상이 망막보다 앞에 맺히는 굴절이상을 뜻한다. 근시는 흔히 굴절성 근시와 축성 근시로 구분된다. 굴절성 근시는 굴절이 너무 강해서, 축성 근시는 안구 길이가 너무 길어서 근시가 생기는 것을 뜻한다. 경도 근시가 많은 굴절성 근시에 비해 축성 근시는 5~10세에 선천적으로 발생한 이후 고도근시로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근시의 원인은 다양하다.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독서, TV 시청을 하는 등 가까운 곳의 사물만을 보는 습관은 근시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외에도 오장육부의 기능 및 체형의 변형 등도 근시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시력은 한 번 나빠지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원인을 잘 파악하여 해결하면 다시 좋아질 수 있다. 즉 근시에 있어 안경이나 시력 회복 수술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 부동시

좌우 시력의 차이가 큰 경우를 부동시라고 한다. 성장 후 부동시가 생긴 경우에는 눈의 불편함 이외에는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시력 성장이 끝나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부동시로 인한 눈 성장의 불균형으로 인해 사시나 약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적응력이 뛰어나 좌우 불균형이라는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 원시

근시와 반대로 안구의 길이가 짧거나 각막, 수정체의 굴절력이 약해 물체의 상이 망막 뒤에 맺히는 굴절이상이다. 신생아의 경우 대부분 원시이며, 약 14세에 이르러 정상시력으로 돌아오지만 일부는 원시 혹은 근시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근시와 마찬가지로 굴절성 원시와 축성 원시로 나뉘며, 대부분의 원시는 축성 원시에 속한다. 한의학에서는 양기가 왕성하나 음정이 부족하여 광채가 산란하는 것을 잘 모으지 못해 발생한다고 파악한다.

#. 난시

수정체가 온전한 구면을 이루지 못해 생기는 증상으로, 초점이 두 점 이상에 맺히면서 사물이 하나로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정난시와 부정난시로 구분되는데, 정난시는 각막이나 수정체의 만곡면이 올바른 구면을 이루지 못하거나 수정체의 편위가 원인이 되며 부정난시는 각막반흔, 원추각막, 백내장 초기, 원추수정 등에서 유래한다.

#. 약시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음에도 교정시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증상이다. 통상 안경을 착용했을 때 교정시력이 0.04 이상 0.3 미만이 나올 경우를 이야기한다. 크게 사시성 약시, 폐용 약시, 굴절 이상에 의한 약시 등으로 구분된다. 사시는 양쪽 눈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는 것으로, 이 경우 뇌는 혼란을 막기 위해 한 쪽 눈에서 오는 상을 막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경우 억제된 쪽 눈의 성장이 지연되어 약시가 된다. 폐용 약시는 선천성 백내장, 선천성 안검수하증 등 한 쪽 눈이 가려져 있어 기능이 저하될 경우 발생한다. 굴절 이상에 의한 약시는 근시, 원시 등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교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약시이다.

약시는 최근 그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약시 진료 인원의 61.6%가 9세 이하의 아동이며, 10~19세가 23.5%로 뒤를 잇고 있다. 그렇기에 시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 다행히 조기 발견이 될 경우 시력교정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소아 때 정밀 진단과 시력교정을 위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사시

한 눈이 어떤 물체를 볼 때 반대 눈은 다른 쪽을 향하는 증상으로 한의학에서 목편시(目偏視)라 부른다. 마비성 사시와 비마비성 사시로 구분되며, 방향에 따라 내사시, 외사시, 상사시, 하사시, 회선사시 등으로 나뉜다. 원인으로는 유합기능 이상, 기질 이상, 신경학적 요인, 유전, 굴절 이상 등으로 찾을 수 있다. 사시의 경우 뇌에서 양 눈이 받아들인 상의 충돌을 막기 위해 한 쪽 눈의 정보를 억압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시력 저하, 어지럼증, 안구위치 이상, 복시 등이 나타난다. 치료에는 수술 및 약물 요법 등이 처방된다.

#. 기타 안구질환

사물이 2개 이상으로 보이거나 그림자가 생겨 이중으로 보이는 증상은 복시라고 한다. 그림자가 생기는 단안복시는 난시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양안복시는 대뇌 후두엽의 이상이 원인으로 물체의 상을 합치시키는 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음을 뜻한다. 복시를 교정하기 위해 소위 '프리즘 안경'이라는 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인이 착용하면 물체가 2~3개로 보이지만 복시 환자가 착용하면 사물이 하나로 합쳐서 보이게 된다. 안과나 안경점에서 복시, 사시 등에 처방한다.

흑암시는 흑내장으로도 불리는 증상으로, 겉보기에는 이상이 없지만 대상을 전혀 볼 수 없는 증상을 뜻한다. 뇌졸중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일괄성 흑내장은 커튼이 위에서 내려오듯 서서히 시력장애가 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며, 레버 선천성 흑암시는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선천적인 시력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를 이야기한다. 선천적인 문제이다보니 치료에도 일정 한계는 있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많은 개선이 이뤄지기도 한다.

입체맹은 보는 대상의 입체감을 느끼지 못하고 평면으로 보이는 증상을 뜻하는데, 전문 의학용어는 아니다. 대부분 사시가 있거나 심한 약시로 인해 눈의 정보가 뇌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 부동시 또한 입체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필자가 10여 년간 수많은 난치성 눈 질환 환자들을 치료한 노하우를 가지고 처음 어린이 안구질환 치료를 시작할 때만 해도 소아시력의 한의학적 치료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부모들이 많았다. 다행히 요즘은 인터넷과 미디어가 발달하여 여러 통로에서 치료 효과를 접하고 있다. 그래서 예전보다 훨씬 많은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한의원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치료를 받은 뒤 시력이 좋아지고 있다. 바라건대 아이들의 나쁜 시력에 부모들이 너무 일찍 포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하미경 원장 (빛과소리 하성한의원 대표원장 / 하성아이시력센터 대표)

인터넷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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