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1999년 경인에너지를 매각한 지 16년 만에 한화의 이름을 달고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정유 사업을 시작한다.
한국석유공사는 22일 알뜰주유소 2부 시장 휘발유 부문 공급권 공개입찰에서 한화토탈을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토탈은 오는 9월부터 2년간 휘발유 기본 1억9000만ℓ에 옵션 9500만ℓ를 알뜰주유소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알뜰주유소 사업자 선정은 한화그룹이 1999년 경인에너지를 매각하면서 정유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16년 만에 소비자들 대상으로 한 정유업에 재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승연 회장은 매각 당시 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한화토탈은 지난 14일 첫 입찰에서 단독 응찰로 유찰되면서 정유업 재진출의 꿈은 잠시 미뤄졌지만, 이번에 재도전에 성공했다. 한화토탈의 정유 사업은 주로 해외시장이나 산업용 중심이고,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알뜰주유소를 통한 공급이 거의 유일하다. 이에 따라 한화토탈은 삼성토탈 시절을 포함해 4년 연속 알뜰주유소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게 됐다. 한화토탈은 알뜰주유소 사업에 처음 참여한 2012년 2부 시장에서 점유율 7%를 차지한 이후 2013년 30%, 2014년 40%로 물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지난해 11월 삼성토탈의 인수를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정유 사업 재진출을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다만 만약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정유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유통망 확보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시일은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토탈 역시 대한석유협회 가입 등 국내 정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화토탈이 알뜰주유소 공급권을 따내면서 오는 2017년까지 알뜰주유소 공급 사업자는 1부 중부권(경기, 강원, 충청) 현대오일뱅크, 남부권(영남, 호남) GS칼텍스, 2부 시장 경유 부문 현대오일뱅크, 휘발유 부문 한화토탈로 최종 확정됐다. 알뜰주유소 공급사업자는 지난해까지 매년 선정했으나, 안정적인 망 확보를 위해 올해부터 2년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