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스마트폰 수요 침체 여파 향후 2년간 성장 둔화 전망 삼성·SK 등 D램 생산량 확대 … 중국, 메모리 공격 투자
세계 반도체 시장이 PC, 스마트폰 수요 침체로 인해 향후 2년간 성장세 둔화가 유력한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경쟁적으로 D램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는 D램 시장이 본격적인 공급과잉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화성에 위치한 17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해 최첨단 20나노 D램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7라인 D램 생산량은 월평균 웨이퍼 투입 기준 3만~4만장 수준으로 삼성전자 전체 D램 생산량의 10% 내외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17라인의 D램 생산량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애초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계획했지만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시장에 중국, 대만 팹리스 업체들이 가세하며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경쟁업체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는 D램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SK하이닉스도 올 3분기부터 이천의 M14 라인에서 D램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M14는 SK하이닉스가 D램 생산 공장인 M10을 대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건설 중인 공장으로, 올 연말 업계에서 전망하는 월평균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으로 1만5000장 수준이다.
반면 D램 시장은 공급과잉 국면이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 반도체 매출성장률이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시장은 올해 2.2% 성장한 이후 내년에는 1.3%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용 반도체 시장도 당장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IoT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0년 전체 반도체 시장의 10% 수준인 435억달러 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확대의 '최대 공헌자'가 되기엔 아직 시장 형성이 느리다는 설명이다.
중장기적인 전망은 더 어둡다. 특히 삼성전자가 오는 2017년부터 가동하는 평택 반도체 공장이 사실상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생산시설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며 동시에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도 적어도 5년 내에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 진출을 완료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중국의 국영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최대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 인수를 천명하며 메모리 산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가트너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 자금으로 2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이는 반도체 업계를 흔들 수 있다"며 "결국 정부와 지방 민간 투자자들에 의해 약 1000억달러(한화 115조원)가 투자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라인 5개를 건설한다는 가정하에 추산되는 비용과 맞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