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국정원 해킹 의혹` 공방

여 "근거없이 의혹 부풀리기"
야 "자살경위도 철저히 수사"
국가정보원의 휴대폰 해킹 의혹과 관련한 여야의 공방이 격렬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해킹 의혹을 야당이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는 데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 직원 임모씨의 자살을 고리로 철저한 수사와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국회 정보위원회 차원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국익을 위해서도, 의혹 해소를 위해서도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근거없는 의혹으로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빠트려선 안 된다"며 "어제 공개된 고인(국정원 직원 임모씨)의 유서를 보면 내국인과 선거에 대한 사찰은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 정치권의 논란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에 대해서도 원 원내대표는 "소위 해킹 프로그램의 전문가라는 야당 의원이 실체적인 진실에 접근하기보다는 의혹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국정원 해킹 정국을 통해 새누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임씨의 자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며 "검찰은 석연치 않은 고인의 자살 경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서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유서에서 분명히 확인되는 것은 해킹 프로그램의 사용기록을 공개하겠다고 큰소리치는 국정원의 등 뒤에서 자료를 삭제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검찰이 조속히 사건 수사에 나설 것과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 불안감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도 새누리당은 거꾸로 국정원의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심지어 (국정원 직원의 자살이) 야당의 책임이라면서 정쟁으로 몰아가려하고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 한 국정원 불법해킹 의혹이 덮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이호승기자 yos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