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200여개 무관세 잠정 합의 … 한국 반도체·센서 등 수출 확대 전망
LCD·배터리 등 주요 품목은 제외

컴퓨터와 반도체 등 200여개의 IT제품에 대한 관세가 없어진다. 이번 협상으로 연 1조달러(약 1150조원) 규모의 IT 제품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비록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패널과 리튬이온 배터리 등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은 이번 관세 철폐 대상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TV와 산업용 장비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 모듈과 카메라 센서, 셋톱박스 등 IT 제품의 수출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1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대사회의에 참석한 54개국은 IT제품 200여개에 대한 무관세 적용에 잠정 합의했다.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합의 결과가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낙관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WTO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관세폐기 협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사무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무관세 적용 합의 품목은 반도체와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 프린터 잉크 카트리지, 비디오 게임 콘솔 등이다. 반도체 부품과 셋톱박스, TV와 비디오카메라용 센서, 광학용 장비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 마련한 관세철폐 품목 리스트는 ITA에 참여하는 80개국에 보내져 검토한 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ITA는 관세철폐 품목 리스트를 확정한 뒤 올해 하반기에는 기간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ITA 회담에 참여하는 80개국은 IT 제품 세계 무역량의 약 97%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으로 1조달러(약 1150조원) 규모의 IT 제품이 무관세를 적용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IT제품의 연간 글로벌 교역량인 4조달러(약 4600조원)의 25%에 해당하는 숫자다.

산업부 관계자는 "LCD와 배터리가 포함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센서와 다양한 반도체 부품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품목의 관세장벽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IT 강국인 한국 제품의 수출 확대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이번 협정을 계기로 세계 각국의 IT 제품 관세 철폐 분위기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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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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