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압박 부담감"
기본료 폐지·완전자급제 등
정치권 논쟁 재발 가능성 커

이동통신 업계가 내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지난 5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이후 LTE 가입자가 증가하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적이 좋을수록 8월 국회를 앞두고 통신비 인하 압박이 한층 거세질 수 있어 마냥 좋지 만은 않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오는 30일, KT가 오는 3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2분기 이동통신 시장의 가장 큰 사건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다. 이동통신사들은 2만9900원 요금제부터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전면 무료화하고, 데이터 요금도 소폭 낮췄다. 사실상 음성 매출을 포기하는 것이어서 당초 단기적으로 실적 하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기존 저가 요금제 가입자들이 대거 더 높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갈아타면서 오히려 수익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분석가들은 이동통신 3사의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 합계를 9170억원으로 예상했다. 통신사 별로는 SK텔레콤이 4240억원, KT 3210억원, LG유플러스 1700억원 가량으로 예측했다. 지난 1분기 SK텔레콤이 명예퇴직을 실시하며 투입된 비용 1000억~1100억원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됐을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2분기 이통 3사의 예상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 1분기 8782억원보다 약 4.5% 증가한 수치다. 작년 2분기 4746억원에 비하면 45%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 대해 업계와 증권가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전반적으로 마케팅비용이 줄어든 데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이후 LTE 가입자들의 요금제가 평균 요금제로 몰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가입자 수가 적은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요금제를 낮추기도 했지만, 가입자 수가 훨씬 많은 저가 요금제 이용자가 LTE와 음성무제한 혜택을 위해 요금제를 올렸고, 이에 따라 전체적으론 매출 전체가 올랐다는 것이다. 2분기 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은 3사 별로 최대 2%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이통사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단통법과 데이터요금제 출시로 이통사만 배불렸다며, 통신비 인하 논쟁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국회를 앞두고, 통신 기본료 폐지와 단말기 완전 자급제 등 법안이 국회에 계류해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요구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요금제의 장기 효과로 예상했던 실적 개선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난 것"이라며 "소비자에 선택기회를 넓히고 혜택을 제공한 결과"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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