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식투자보다 위험 낮고 채권보다 수익률 높아" 금융당국 "투자손실 가능성 높고 불완전판매 문제있어" 내년 부채성 비율 규제 시행 앞두고 갈등 더 증폭될 듯
주가연계증권(ELS)의 위험 수준을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증권업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ELS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주의를 경고하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오히려 발행을 더 늘리고 있다. 내년 부채성(레버리지) 비율 규제 시행을 앞두고 갈등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증권사의 ELS 발행이 여전히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달 들어서 발행한 ELS 금액만 2조7858억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ELS 발행액은 47조345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7조6177억원)보다 71.4%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2년과 2013년의 연간 발행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 ELS 발행액은 지난해 말 기준 71조7969억원을 기록, 국내외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인 73조원에 근접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예금, 보험, 연금 등 금융투자상품 전체의 0.9%를 차지, 7년 연속 비중을 늘려오고 있다. 올해 저금리, 저성장이 지속하면서 ELS 발행금액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LS는 개별종목 주가나 코스피200 같은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 일정 조건을 갖췄을 때 약정된 수익률을 제공하는 투자상품이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위험이 낮으면서 채권보다는 수익률이 높다는 점 때문에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증권업계에서는 '중위험' 군 상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높고 발행회사의 건전성에 대한 문제가 있어 '고위험' 상품이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환된 ELS 원금 55조 1000억원 가운데 손실이 난 채로 상환된 원금은 6.5%인 3조6000억원이며 순손실액은 1조5000억원이다. 또 손실이 난 ELS 상품의 원금대비 손실률은 41.4%에 달했다. 올해 들어 중국,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수 연계형 ELS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조기상환에 실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4월 7조5847억원이었던 조기상환액은 5월과 6월 들어서면서 5조원대로 감소했다.
이에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대적인 ELS 운용실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최근 증권업계 임직원들과 만나 ELS의 추가 발행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검찰이 이례적으로 SK증권에 대해 주가조작 협의로 압수수색을 한 것도 이 같은 강경한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당국이 내년 레버리지 비율 규제 도입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증권업계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부터 증권사 건전성 제고를 위해 레버리지 비율이 1100% 이상이면 경영개선 권고, 1300% 이상이면 경영개선 요구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 이는 ELS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10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금융당국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자산축소나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
한편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자본시장 리뷰'를 통해 "ELS·DLS의 성장과 함께 투자자 손실 위험과 발행회사의 건전성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위험 수준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코스피200, HSCEI, 스톡스50 등 지수들 중 하나가 약 40% 급락해야 녹인이 발생하기 때문에 원금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주식형 ELS의 경우 삼성전자나 현대차를 예로 들며 각각 현재 주가보다 30%, 10% 이상 하락해야 녹인이 본격화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LG화학 연계 ELS의 경우 최초 녹인 레벨을 대부분 하회해 신규 녹인 물량은 거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ELS·DLS 양적 규모에 대한 우려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타 금융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