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자동차·철강 등 한국 경제를 떠받쳐 온 주력산업이 하반기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7일 개최한 '2015년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전자·자동차·철강은 부진하고 조선은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산업의 경우 PC·TV의 수요 부진, 경쟁국 대비 불리한 환율여건, 스마트 모바일 단말기의 범용화 진행, 삼성 갤럭시S6의 모멘텀 희석 등으로 부진이 예상됐다. 자동차산업은 원·엔, 원·유로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신차 부재, 재고 증가, 경쟁 심화 등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산업 역시 철강 수요 약화, 철광석 가격 하락세 진정 및 저점대비 반등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 등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산업은 하반기 LNG선 중심의 발주 증가에 따른 기대감이 있지만 국제석유자본과 시추업체들의 투자 위축에 따른 시추시장의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 3법 시행에 따른 재건축 시장 활성화와 저유가 효과 및 중국 경기 부양에 따른 글로벌 수요 증가 등이 예상되는 건설·석유화학산업만이 주력산업 중 유일하게 호조세가 점쳐졌다.

주력산업의 부진은 곧 수출의 부진이다. 이미 상반기(1∼6월) 수출액은 269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0% 감소한 상태다. 현재 한국 경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일본 엔저 지속, 미국 금리인상 현실화, 그리스 사태까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이런 상황에서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하반기 수출까지 감소하면 한국 경제의 희망은 더 이상 없다. 실제 정부가 1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21조7000억원의 재정을 하반기 추가 집행하기로 했음에도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대로 내려 잡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15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6%로 0.4%p로 낮췄다. 특히 경기 악순환이 지속되며 내년에도 경제성장률이 3%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경제의 2%대 성장 전망은 메르스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금융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2.8%로 0.9%p 낮춰 잡았고, 한국경제연구원은 올 3월에 내놓았던 전망치인 3.4%를 지난달 28일 2.7%로 하향했다. 9일 전망치를 발표하는 한국은행도 경제성장률을 2%대 후반으로 낮출 것으로 경제계는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추경 등으로 하반기 경기 상황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민간 연구기관들은 추경이 경기를 크게 살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국 경제가 살아나려면 그 중추인 주력산업이 살아나야 한다. 정부는 주력산업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수출 부진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 다행히 정부는 부진한 수출을 개선하기 위해 제조업 혁신을 통한 주력산업 경쟁력 제고, 수출 품목·시장 다각화 등 중장기적인 수출 경쟁력 제고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절대 백화점식 나열이나 기존 대책 되풀이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주력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기업들도 부진 요인을 원화 절상 등 외부로만 돌릴 게 아니라 구조 개혁을 통해 근본적인 자구책 마련을 서둘러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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