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판매량 총 155만1982대… 작년보다 3% 감소 글로벌 성장둔화속 소형SUV 등 전략차종 성과 주목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 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본 업체에 밀린 데다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 시장 침체로 세계 시장이 축소한 것이 주원인이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계는 총 155만1982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3% 감소한 것이다. 상반기 중 수출액은 238억6000만달러(26조7800억원)로 잠정집계됐는데, 이 역시 지난해 보다 6.3%나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이 기간 총 60만2566대를 수출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3.8% 감소한 물량이다. 기아자동차는 그나마 가장 많은 61만1304대를 수출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해 6.1% 줄었다. 한국GM(23만5163대, -7.7%), 쌍용자동차(2만4168대, -40.3%) 등도 수출물량과 금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르노삼성(7만5732대, +193.9%)만 유일하게 큰 폭의 수출증가를 이뤘다.
이 같은 수출 감소는 일찌감치 예견했던 일로 꼽힌다.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갖춰, 국내 업체를 압박했고 통화 불안에 시달리는 러시아, 브라질 시장의 침체가 깊어졌기 때문이다. 최대 시장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현지 시장 과당 경쟁도 국내 업체의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꼽힌다. 전 세계 시장성장률도 3%대를 유지, 2012년 전후 연평균 5%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하던 호황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부진을 야기한 제반 여건이 하반기에도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밝지 못하다"며 "각 업체가 신흥 시장 위주로 전략 차종을 출시, 반등을 꾀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얼마나 성과를 낼지 주목해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이달 중 소형 SUV 크레타를 인도 시장에 선보인다. 크레타는 세계 4위로 부상한 신흥 시장 인도를 겨냥한 전략차종이다. 러시아 수출을 중단, 상반기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쌍용차는 티볼리의 해외 판매로 반격에 나선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가 '버티기'에 나선 러시아와 브라질 등 침체된 신흥시장의 반등, 최대 시장 중국을 둔 경쟁 등도 눈여겨볼 만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주요 업체 중 유일하게 러시아 시장 생산 및 판매라인을 감축하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 충징공장 건립에 착수, 중국 서부 권역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