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TE 모뎀칩 시장에서 한 분기 만에 매출을 4배 이상 끌어올리며 시장의 주요 공급업체로 올라섰다. 중국 스프레드트럼이 중저가 베이스밴드(모뎀칩)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시장 판도가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5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중국 스프레드트럼은 2G·3G 등 저가형 모뎀칩에서 수량 기준으로 미디어텍을 앞섰다. 스프레드트럼은 1분기에 LTE를 제외한 중저가형 모뎀칩을 약 1억3300만대 판매하며 미디어텍(1억2000만대)을 2위로 밀어냈다.
모뎀칩은 휴대폰 내 디지털 신호를 전파에 실을 수 있는 라디오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함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AP가 두뇌 역할을 한다면 베이스밴드는 통신 역할을 한다. 전체 규모는 약 58억달러로 AP보다 큰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미디어텍과 퀄컴이 3G 모뎀칩보다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LTE 모뎀칩 사업에 주력해 스프레드트럼의 도약이 빨라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스프레드트럼의 제품군이 미디어텍, 마벨 등 경쟁사보다 현저하게 가격이 낮아 중국 내수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저가형 모뎀칩 시장을 사실상 포기한 퀄컴의 LTE 시장 지배력도 약화하고 있다. 한때 LTE 모뎀칩 시장점유율 96% 이상을 차지했던 퀄컴은 지난해 80%대로 점유율이 하락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72%로 떨어졌다. 반면 대만의 미디어텍은 LTE 시장 진입 1년 만에 점유율 10.8%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반격도 매서웠다. 1분기 삼성전자는 LTE 모뎀칩 시장점유율 7.3%를 기록하며 점유율 3위로 뛰어올랐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전분기(6700만달러)에 비해 매출을 4배 이상 끌어올린 2억81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갤럭시 S6, 갤럭시 S6 엣지 등 전략 스마트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탑재량을 크게 줄여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수혜를 봤다는 분석이다.
스프레드트럼의 경우 아직 LTE 모뎀칩 시장에 진입 초기이기 때문에 1% 수준의 점유율을 보였다. 하지만 LTE 부문에서도 중국의 스프레드트럼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해나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스프레드트럼이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에서 성장한 기업이며 최근 퀄컴으로부터 전폭적인 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