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과 논의도 없이 유치 기정사실화 언론플레이
국제적 신뢰하락… LOI 보낸 드렉셀대학도 발빼


서울시가 밝혔던 IBM의 심장 왓슨연구소 유치가 거짓 논란에 휩싸였다. 투자주체인 IBM과는 단 한차례의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유치를 기정 사실화 하는 언론 플레이로, 국제적인 신뢰 하락을 초래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1일 서울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시는 미국 드렉셀대학교와 IBM이 공동으로 투자의향서(LOI)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디지털타임스 취재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투자내용에는 IBM의 핵심기술이 집약된 왓슨연구소가 R&D센터 구축에 중심이 될 것이라는 파격적인 내용까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투자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투자유치 논란은 지난 1월 서울시가 미국 드렉셀대학교와 IBM 왓슨연구소가 공동으로 투자의향서를 보내왔다는 내용이 한 언론사를 통해 기사화되면서 시작됐다. 서울시 역시 이를 인정하면서 투자목적은 '스마트에이징' 분야 연구를 위한 R&D센터라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한 달 안에 세 곳이 모여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구체적인 움직임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R&D센터 부지로는 상암DMC가 유력하며, 이미 IBM 관계자가 두 번이나 답사한 후 굉장히 흡족해했다는 소식까지 전달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서울시에 투자의향서를 보낸 곳은 드렉셀대학교 1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IBM왓슨연구소는 드렉셀대학교와 미국의 국책 과제를 수행하고 있을 뿐, 이번 투자 논의에 참여한 적은 없다. IBM 직원이 상암DMC를 두 차례나 방문했다는 말도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서울시의 사실과 다른 언론플레이에 드렉셀대학교마저 투자논의를 중단했다. 이미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투자가 재논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서울시는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드렉셀대학교가 서울에 R&D센터를 지을 경우 IBM왓슨연구소와의 협업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라고 아이디어를 제시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시 내부에서 잘못 공유되면서 외부에는 공동으로 투자한다고 알린 것 같다" 며 "잘못 나간 기사에 대해 수정 요청도 했지만, 워낙 매체가 많다 보니 대응하지 못했다 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내부에서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하지만, 미국 대학보다는 IBM이라는 대어를 낚기 위한 무리한 언론 플레이를 펼쳤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당시 서울시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투자의향서는 드렉셀대학교가 단독으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해 줬다" 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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