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만 쏘카 대표(맨 아랫줄 왼쪽 두번째)를 비롯해 60여명 회사 직원들이 워크숍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쏘카 제공
(10) 쏘카
전국에서 1인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어디일까. 인구가 밀집한 서울도, 1인당 개인소득이 가장 높은 울산도 아니다. 천혜의 관광 자원을 보유한 제주도, 제주 지역민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 지리적 이유 때문에 제주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란 여간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결책을 제공한 서비스가 차량공유서비스 '쏘카', 이를 만든 이는 제주도가 아닌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 김지만 대표다.
김 대표가 처음 제주도를 알게 된 건 10년 전인 2005년이다. 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 기획본부에서 다음의 제주도 이전을 담당했다. 그가 다시 서울로 돌아가려 할 때 제주 삶의 매력에 빠진 아내가 이를 거부했다. 그는 결국, 주말부부가 됐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며 반 제주 사람이 되어가던 때, 아내와 싸움이 잦아졌다.
자동차 한 대가 있는데 주말에 김 대표를 만나러 내려온 지인을 데리러 자동차를 몰고 나가면, 아내는 화를 냈다. 아이가 언제 아플지 모르는데 차를 갖고 나가면 자신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자동차 두 대를 살만한 형편은 안됐다. 또 주말에만 제주도에 머무르는 자신이 주중에 서울로 가면 나머지 자동차 한 대는 5일을 주차장에 놀려야 했다.
이때 김 대표 눈에 들어온 게 이웃들이었다. 그들 역시 똑같았다. 애들이 대학을 가면 중고 경차라도 사주는 분위기였다.
김 대표가 직접 보고, 경험한 고민이 녹아든 서비스가 '쏘카'다.
2011년, 창업을 결심하고 제주도로 내려왔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이후 투자 담당으로 우리투자증권에 다녔던 인맥을 동원해 20억원의 초기 투자 자금을 받았다. 이 돈으로 자동차 100대를 구매했다.
제주도 젊은 친구 몇 명을 모아 시스템도 개발했다. 스마트폰으로 본인 인증을 받고, 주변에 등록한 차량을 찾아가 스마트폰으로 차량 문을 열고, 차 안에 있는 열쇠를 찾아 시동을 걸고 운행하는 것. 차량 내부에 장착한 시스템이 자동으로 몇 분, 몇 시간 주행했는지 기록하게 했다. 그리고 처음 서비스에 등록할 때 입력한 카드에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 스마트폰을 이용한 차량공유서비스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이다.
처음엔 반발이 많았다. 특히 가장 좋은 주차공간인 아파트 주차장은 부녀회의 반발도 심했다. 2012년 3월 제주도에서 서비스를 내놓고 한동안 차량 100대 중 50대에서 60대 가량이 운행하지 못했다.
그러다 분위기가 180도 바뀐 건 제주대학생들 덕분이었다. 제주대 학생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자연스레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 쏘카를 홍보했고, 부녀회에서 너도나도 우리 아파트에 쏘카를 배차시켜 달라고 연락 오기 시작했다.
2012년 가을, 서울시에서 카셰어링 사업자를 선정했고 쏘카는 코레일, LG렌터카 등 대기업을 다 물리치고 서울 카셰어링 사업자로 뽑히면서 2013년 2월 서울에 진출한다.
제주에서 1년간 고생했던 일들이 서울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에 쏘카 차량 2700여대가 운영 중이고, 67개 지역에 사무실을 두는 회사로 성장했다. 매출도 첫 사업을 시작한 2012년에 3억원에 불과했지만, 2013년 23억원, 지난해엔 17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500억원, 내년에는 100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차량 역시 내년에는 전국 5000대 이상을 운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받은 170억원 가량은 쏘카를 좀 더 알리고, 차량을 추가 구매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에 제주도 한 지역에서 부인이 아이를 출산하러 가는데 차가 없어서 쏘카를 빌려서 애를 순산했다는 사진을 올린 이용자가 있었는데 뿌듯했다"며 "많은 이들이 쏘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이 알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회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있어서 창업자뿐 아니라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팀원들도 중요하다"며 "모든 사업이나 일을 할 때마다 우리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 지, 이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팀원들에 알리고 동기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