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장 회복이 단기에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이 어떻게 대처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진 양상이다. 특히 러시아 시장 회복을 기대하고 현지 생산을 유지, 판매를 독려하는 등 '역발상' 경영에 나선 현대차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눈길을 모은다.

24일 보스턴컨설팅그룹과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오는 2020년까지 경제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2012년 280만대 판매를 기록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국 경제제재가 가해진 후 급감하고 있다. 루블화 가치하락과 신용경색으로 전체 러시아 경제가 침체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AEB(Association of European Business: 유럽비즈니스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러시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과 비교해 37.6% 감소한 12만5801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AEB는 올해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249만대)에 비해 30% 감소한 17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러시아 정부는 시장 상황 악화를 위해 자동차 업계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 데니스 만투로프(Denis Manturov) 장관은 "올해 상반기 중 100억 루블(한화 2053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로컬 및 글로벌 업체에 지급했으며, 하반기에도 추가로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내 업체가 도산 위기에 몰리고 글로벌 업계가 현지 생산라인을 축소, 이를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등 '러시아 엑소더스'에 나서자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중 러시아 생산 및 사업을 축소하지 않는 곳은 현대차 외엔 없는 실정이다. 현대차 엑센트는 지난 5월 러시아에서 1만654대가 팔려 판매 1위에 올랐고, 기아차 뉴 리오도 7460대 판매로 3위에 올랐다. 현지 생산을 유지하며 판매를 독려한 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뚝심 경영'으로 러시아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현지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이 같은 역발상 전략이 빛이 바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서정근기자 antila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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