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있는 팀에게 개발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수적 게임시장은 여전히 역동적 제2의 넥슨 나오도록 창업환경 함께 만들어야
최용락 넥슨 모바일사업 1실 실장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구글 캠퍼스 서울이 문을 열면서 스타트업과 창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달궈졌다. 이미 지난해부터 '창업'은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의 단골 대화 주제며, 정부기관과 대기업 역시 이들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을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 창조경제의 키워드는 단연 '스타트업'이라고 봐도 무색하지 않다.
넥슨은 일찍이 2012년부터 '넥슨앤파트너즈센터(이하 NPC)'를 운영하며 게임 스타트업을 지원해 왔다. 판교에 위치한 NPC는 총 25개 실로 입주사는 건물 임대료, 관리비 등 없이 무상으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총 42개 스타트업, 총 207명의 개발자들이 NPC를 보금자리로 활용했다. 단순 사무공간 지원을 넘어 게임 스타트업 성장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내부 통계에 따르면 NPC 입주기간 동안 업체 평균 고용인원 성장률은 약 114%에 달하며, 입주사 중 약 40%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또한 입주사 간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판교 내 게임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혹자는 NPC에 대해 '대기업의 지원이 순수할 리 없다'거나 '입주 조항에 강제 계약사항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넥슨이 NPC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순수하게 게임 산업이 보다 발전하기를 원하는 바람에 있다.
넥슨 역시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넥슨은 NPC의 스타트업들과 같이 창업 초기 다른 회사로부터 사무공간을 지원받아 게임개발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었다. 1994년 창업 당시 오피스텔 한 켠에서 먹고 자며 '바람의 나라'를 개발했던 이야기는 이제는 무용담처럼 들리겠지만 실제 이 열정과 도전 정신을 승계해서 여전히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이는 변함없는 넥슨의 근간이다.
사무공간이 없어 카페와 오피스텔, 혹은 자기 집에서 고군분투하는 재능 있는 팀에게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지원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좋은 개발자, 좋은 팀이 발굴, 아니 탄생은 넥슨과의 퍼블리싱 계약보다 더 큰 수확이다. 이러한 인연은 계속될 것이고 적어도 NPC 영역은 계속 순수하고 싶다.
가끔 NPC를 방문한 투자자들이나 기업인들은 '게임 외 타 분야의 스타트업으로 지원을 확대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는다. 누군가는 국내 게임 스타트업은 내리막길 이라며 ICT나 커머셜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걸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13년 동안 현업에서 바라본 게임산업의 전망은 여전히 역동적이고 가능성이 넘친다. 지난해 게임 리서치 기관 '뉴주'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72억 인구 중 25%인 18억 명이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 이는 중국 전체 인구(13억 5000만 명)보다도 많다. 여기에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스마트폰 이용인구와 가상현실(VR) 기기 등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플랫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은 끝없이 성장하고 있다. 2015년 1분기 구글 게임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국경 역시 이제 의미가 없다. 이미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되며 해외 시장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 타이틀이 이를 뒷받침한다. 입주 심사 및 소싱을 위해 만나는 스타트업 대표들의 눈과 목소리에서도 역시 그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오랜 시간 갈고 닦은 아이디어와 실력,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기 위한 포부가 더해진 원석 같은 게임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은 포화시장이라지만 위기는 늘 기회이다. 노키아 쇼크 이후 스타트업 사우나를 토대로 슈퍼셀이 등장했다. 라인, 페이스북 등에 주도권을 내줬던 믹시(mixi) 역시 내리막길 속에서 절치부심으로 만든 몬스터스트라이크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제 2의 김정주, 제 2의 넥슨이 나타날 수 있는 적기는 바로 지금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늘 NPC가 요람으로 자리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