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비 국토·교통분야 연구 `속도`

국토부, 통합 국가기준점·측량기준체계·공간인프라 관련 용역 다각도 추진
정부가 통일에 대비한 국토·교통분야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남북통일 이후 상황을 대비해 통합 국가기준점과 측량기준체계, 한반도 철도망·도로망·항공 교통망 구축 등 국가 공간 인프라 관련 용역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남북은 분단 이후 각각 미국과 러시아 등의 영향을 받아 서로 다른 국토교통분야 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국토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측량 기준인 측지계만 해도 차이가 크다. 남한은 기존 일본이 동경원점을 기준으로 일본 지형에 적합하도록 만든 동경측지계를 쓰다가 세계측지계로 변경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러시아 기준을 사용해 측량 데이터에서 남북 간 토지 높이 차이가 발생한다.

지도 제작의 근간이 되는 국가기준점도 남과 북이 달라 서로 다른 지적·임야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한 기준으로 북한의 도로·철도 등 국토 인프라를 개발할 경우 편차로 인해 공사 수행이 불가능하다. 국토부는 통일 이후 북한 개발이 본격화되는 것에 대비해 남북 측량기준체계와 국가기준점을 통합하는 방안 연구를 가장 먼저 착수했다.

또 통일부와 공동으로 '한반도 국토개발 종합계획(MP)' 총괄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개발이 안 된 북한 전역을 효과적으로 개발해 남한과 함께 권역별·단계별로 추진할 한반도의 종합적인 미래 국토발전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통일 이후 남과 북의 주민과 물자가 원활하게 교류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한반도의 도로·철도·항공 교통망을 구축하고, 도로·철도의 경우 북한을 거쳐 유라시아로 진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도 연구한다.

LX국토정보공사도 최근 통일에 대비해 북한의 토지 이용과 국토정보 실태 등을 분석하는 공간정보를 실험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북한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국토정보 체계를 미리 갖춰 무질서한 국토 개발과 토지 투기를 막고 효율적인 개발이 이뤄지도록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북한 국토교통 분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현황과 체계를 조사하고 향후 통일에 대비한 단계별 로드맵, 목표, 시나리오 등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