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크기 줄이고… 별도 로고 삽입하고…
유튜브 통해 세계시장 노출
한류 콘텐츠 수출길 걸림돌

유튜브에 등록된 변형된 불법 동영상 모습. 원래 방송 영상을 축소하거나 확대하는 방법, 좌우를 반전하는 방법 등 교묘한 수법으로 불법 저작물 차단을 피하고 있다.   MBC 제공
유튜브에 등록된 변형된 불법 동영상 모습. 원래 방송 영상을 축소하거나 확대하는 방법, 좌우를 반전하는 방법 등 교묘한 수법으로 불법 저작물 차단을 피하고 있다. MBC 제공

저작권자의 눈을 피해 교묘하게 불법 온라인 동영상을 제작해 유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로 방송 프로그램 동영상을 변형해 유튜브 등에 올려 불법 이익을 취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같은 불법 방송 프로그램이 자막까지 담아 세계 각국에 퍼지면서, 한류 콘텐츠 수출길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에 등록된 불법 동영상 가운데 최근 한 달간 방송사가 직접 적발한 건수만 해도 MBC 7000건 이상, SBS 2000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KBS 역시 이들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되며, tvN 등의 채널을 운영하는 CJ E&M 역시 매달 수천 건의 불법 동영상을 적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튜브는 콘텐츠검증기술(CID)을 도입, 비디오 DNA 기술로 불법 저작물을 자동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돌아다니는 불법 동영상은 영상크기 자체를 줄이거나 늘리는 방법, 영상을 좌우 반전하거나 별도 로고를 삽입하는 방법 등 교묘한 방법을 써서 불법 저작물 차단을 피하고 있다. 또 불법 영상에 다른 불법 영상은 물론 불법 영상사이트 링크를 넣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불법 동영상 한 건의 유튜브 조회수는 월 평균 4만~5만 건에서 많게는 20만~30만건까지 나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경우 600만 건에 달하는가 하면, MBC 프로그램의 변형 불법 영상 조회 수만 해도 한 달 1700만건에 이른다. 방송업계는 불법 영상에 붙는 광고가 최소 5~6개로, 이에 따른 불법 광고수익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유튜브의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 점유율이 79.4%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저작권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더 큰 문제는 해외 시장이다. 영어·일본어·중국어·태국어·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로 자막까지 붙은 불법 영상이 고스란히 세계 각국에 노출되고 있다.

방송업계는 실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유튜브 불법 동영상이 한류 수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 방송사와 협상 중인 태국의 한 사업자는 불법 영상으로 프로그램 구매 포기를 고려하고 있고, 한류 프로그램을 수입을 검토하고 있는 홍콩 온라인 동영상 사업자 역시 유튜브 불법 영상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사 관계자는 "IPTV, 케이블TV를 통한 지상파 동영상 이용 건수는 월평균 약 200만건 수준인데, 유튜브에서만 불법 시청건수가 이것의 8배가 넘는다"며 "일일이 영상을 차단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유튜브 저작권보호 시스템이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어 피해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측은 저작권보호 시스템이 대부분 불법 영상을 잡아내고 있으며 다고 주장했다. 또 별도 불법영상 신고 기능을 갖추고 있고, 여러 번 적발될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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