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지난 1분기 11년만에 TV 사업 흑자 '기록' JDI 실적 껑충… 삼성 독점 모바일OLED 진출설 파나소닉·샤프 8KD 연내 양산 전망… 내년 반격
TV와 디스플레이에서 세계 1,2위를 달리는 삼성과 LG에 밀려 시장에서 도태했던 일본 TV, 디스플레이 업계가 최근 엔저 효과와 정부 지원에 힘입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소니가 11년 만에 TV 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 재팬디스플레이(JDI) 역시 실적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JDI는 중소형 LCD 패널 매출 호조를 앞세워 시장점유율과 실적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2억1227만달러 수준이었던 중소형 LCD패널 매출이 17억3467만달러로 급등하며 1년 만에 점유율을 5%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
특히 풀HD급 이상의 고해상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JDI의 지난해 1분기 고해상도 LCD 패널 매출은 2억35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2배를 상회 하는 5억87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샤프의 물량이 일정 부분 JDI에 몰린 것으로 평가해 왔지만 샤프의 하락 폭보다 훨씬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JDI는 향후 5년 내 고사양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는 현재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보다 약 두 배 높은 수준이다. 스마트폰 이외의 분야에도 앞으로 4년 동안 45억달러(약5조원)의 자금을 투자해 차량용,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는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JDI의 진출설이 돌고 있다. 일단 애플이 차세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OLED 탑재가 유력해지면서 최대 협력사인 JDI 역시 관련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실제 최근 애플과 재팬디스플레이는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한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극비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DI는 2013년에 스마트폰용 5.2인치 풀HD OLED 패널 개발을 발표한 바 있다.
오랜 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파나소닉과 샤프도 차세대 시장인 8K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제 공략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올해 55인치 8K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한 두 기업은 연내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8K 시험 방송에 돌입할 경우 가장 집중적인 수혜를 예상할 수 있다.
일본 전자업계의 자존심인 소니도 올 들어 회복세가 뚜렷하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가 환율 악재에 휘청대고 있는 사이 소니는 1분기 11년 만에 TV 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분사한 TV사업부는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해 사업 구조를 효율화했고 동시에 보급형 TV 모델로 제품군을 다양화해 나가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엔저가 일본의 대표적인 수출 기업들의 회생 노력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