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자체에서 밝은 가시광원을 얻어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래핀 기반 차세대 광원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양자측정센터 배명호 박사, 박윤 서울대 교수, 김영덕 박사팀이 원자 한 개 층 두께(0.3㎚)의 그래핀이 스스로 빛을 방출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색의 빛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5일 밝혔다.
그래핀은 높은 전기전도도와 열전도율, 신축성, 투명성 등의 특성이 있어서 차세대 발광소자로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물체에 전압을 흘려주면 전자의 에너지가 빛에너지나 열에너지로 바뀌는데, 그래핀에서는 변환된 열에너지가 다시 전자를 뜨겁게 해 빛을 낸다. 지금까지는 그래핀을 기판 위에 올려놓고 전류를 흘려보내다 보니 대부분 전자에너지가 기판 열에너지로 전도돼 빠져나가 그래핀 내부 전자 온도를 효율적으로 높일 수 없었다.
연구팀은 실리콘 기판 위에 실리콘산화물로 깊이 300~1000㎚의 홈을 만들고 그 사이에 0.3㎚ 두께의 그래핀을 걸쳐놓은 후 전류를 흘려주면 그래핀 중간부터 가열돼 빛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실험으로 입증했다. 공중에 떠 있는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 그래핀에 수 볼트의 전압을 가하자 내부 전자 온도가 3000켈빈(2727℃)까지 높아지면서 매우 밝은 가시광선을 방출했다. 그래핀과 기판의 거리를 조절하면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그래핀에서 방출된 빛이 기판 바닥에 반사돼 나온 간섭효과에 의한 것으로, 그래핀이 기판에서 1000㎚ 가량 띄워지면 노란색, 900㎚ 이하이면 붉은색 파장의 빛이 방출된다. 기판과 그래핀 거리를 조절·제어해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1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배명호 표준연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그래핀에 수 볼트의 전압을 걸어주면 그래핀 내부 전자 온도가 태양표면 온도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매우 밝은 빛을 방출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영덕 박사는 "그래핀 자체가 밝고 다양한 빛을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유연하고 경제성이 뛰어난 그래핀 성질을 이용하면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광컴퓨터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