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역사회 감염 확산 아냐" 반복 늑장 대처 "자가격리 충분·3차감염 없다" 발표 수차례 번복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일 서울 한 중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와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면서 허술한 정부의 방역체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보건당국은 아직 지역사회로의 감염 확산은 아닌 만큼 방역대책을 믿고 따라 달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부실한 초기대응으로 사망자와 3차 감염자를 낳으면서 국민의 불신이 커지는 양상이다. 여기에다 공식발표마저 수차례 번복하는 등 미흡한 대응으로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
◇메르스 사망자 보건당국 방역망에서 빠져=지난 1~2일 발생한 메르스 관련 사망자는 2명 모두 보건당국의 방역망 밖에 빠져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1일 숨진 메르스 환자 S(58·여)씨는 지난달 11일부터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 증세로 b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S씨는 같은 달 15~17일 b병원에 입원한 최초 메르스 환자 A(68)씨와 같은 병동에서 접촉했고, 이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고 의료진이 격리되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보건당국은 S씨가 A씨와 같은 병실이 아닌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라서 당초 격리관찰자에서 제외했다. 보건당국은 이후 비격리대상자 중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같은 병동 혹은 같은 층의 환자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재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때 S씨도 조사 대상에는 포함됐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격리관찰 대상에는 넣지 못했다. 보건당국은 S씨가 숨지기 하루 전날인 지난 31일 8시경에서야 S씨의 소재를 파악했다.
또 다른 사망자 F(71)씨 역시 보건당국의 자가 격리대상에서 빠졌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고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옮겨졌다. F씨는 지난달 15일부터 발열 등의 증상으로 b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당초 보건당국은 F씨가 A씨와 같은 병실을 쓰지는 않아 밀접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 자가 격리 대상자에서는 제외했다. F씨는 퇴원 후 자택 등에서 머물다가 24일 고열증상이 생겨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증상 발현 후 3일 뒤인 27일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겨져 28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몸 상태가 악화돼 결국 사망했다.
◇보건당국, 공식 발표 수차례 번복=보건당국은 부실한 초기 대응뿐만 아니라 공식 발표를 수차례 번복했다.
최초로 국내에 메르스 환자가 유입된 20일, 보건당국은 '낙타와 접촉 금지'를 메르스 예방법으로 내놨다. 2명의 메르스 환자와 의심환자들이 발생하자 25일 "환자와 접촉했으나 증상이 없는 사람은 자가 격리를 하면서 증상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자가 격리만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메르스 감염자와 의심환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감염병 신고를 게을리한 의사와 격리를 거부한 환자에게 벌금을 매기겠다는 성급한 처벌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3차 감염을 막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보건당국은 29일 "복지부가 전사적으로 달려들어 3차 감염이 없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31일 "만약 3차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조기 발견해서 치료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다 결국 지난 1일 첫 사망자 2명과 3차 감염자 2명이 동시 발생하자 보건당국은 또 말을 바꿔 "이번 3차 감염 사례를 의료기관 내 감염으로(판단하며), 지역사회로 확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