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해 5개월 연속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20.9% 감소 이후 6년 만에 월간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0% 감소율에 이어 두 자릿수로 줄어 갈수록 수출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전반적인 세계 경제 침체에다 엔저로 일본 제품에 치이고, 우리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중간재 수출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조업일수 감소(-1일)와 석유화학 업계의 시설보수, 단가하락 등 일시적 요인도 작용했지만 본질적인 제품 경쟁력에서도 경쟁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일 내놓은 중국 소비재 시장 공략 보고서는 이 점을 잘 말해준다.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수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의 중국 소비재 시장 점유율은 2007년 6%에서 2014년 4.5%로 1.5%p 떨어졌다. 연구원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 한국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시장점유율을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이 잠식한 점에 주목하고, 중국인에 먹힐 수 있는 아시아 문화 특색이 반영된 고급화 전략을 구사할 것을 권고했다.

수출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요국가의 수출은 우리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순수출의 경제성장률 기여율이 16%(2014년)에 이르고 수출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점을 감안하면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더구나 작년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했던 기조가 올 들어 5개월 연속 꺾인 추세가 예사롭지 않다.

수출이 경제 회복의 지렛대가 되지 못하면 올해 3%대 성장은 물 건너간 것으로 봐야 한다.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지면서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4월 국내 산업생산도 전달보다 0.3% 줄면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3, 4, 5월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심리도 수출 감소로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수출 여건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산업부는 이달은 조업일수 증가(+2.5일)와 신차 수출 증가, 석유제품·석유화학의 수출 감소 폭 완화가 기대돼 수출이 상당 부분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엔저와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가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은 데다 우리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뚜렷이 향상되거나 새로운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산업부의 전망은 안이하다. 수출 지원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는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마케팅 지원 등 단기 대책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이달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거나 차별화된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새로울 것 없는 지원책으로는 수출 감소세를 끊을 수 없다. 단적인 예가, 1분기 50달러대로 떨어졌던 유가의 가격 메리트를 섬유, 자동차, 가전 등에서 수출경쟁력에 접목하는데 실패했다. 지금도 떨어진 유가를 활용할 수 있는 틈새 전략은 유효하다. 수출 감소세를 되돌릴 정부의 비상한 각오와 리더십, 전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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