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정 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요즘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함께 사물인터넷이라는 용어가 전문가와 네티즌들 사이에 빈번히 회자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말 그대로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원격제어가 가능해진 상태를 말하는데, 그 편리함 때문에 앞으로 인터넷에 연결될 사물의 수는 급격히 확대될 것이며, 이에 따라 국내외의 많은 기업들이 사물인터넷기반 제품에 관심을 갖고 관련 서비스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래의 인터넷환경하에서는 정보처리에 사람의 개입이 필요했지만, 사물인터넷은 관련정보가 자동으로 처리됨으로써 편의성이 크게 증진되어, 이미 물류·자산관리, 원격차량제어, CCTV, 위치추적, u-헬스, 원격진료, 환경모니터링, 스마트오피스, 스마트홈 등 많은 분야에서 사물인터넷이 크게 활용되고 있고, 2020년까지 대략 500억 개의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연결될 것으로 예측되어 관련 IT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러한 편리함을 제공해 줄 사물인터넷이 만일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을 당할 경우에는 그 피해 또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물인터넷은 이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개인정보침해의 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됨으로서 발생하는 네트워크의 기술적 취약점으로 인하여 보안이 취약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피해발생 위험이 상존한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의 이용에 있어서는 보다 강력한 보안정책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사물인터넷산업의 진흥과 이용자보호를 함께 고려하는 제도적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시장의 자율규제를 통해 각 서비스분야별 보안원칙을 적용하는 수준이나 헬스케어 등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분야에서는 매우 강력한 보안지침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사물인터넷 독자의 보안정책이나 법제도를 정립하고 있지는 않으나, 사물인터넷과 별개로 특정분야에 대한 사이버보안 강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도 가이드라인 형태의 사물인터넷 보안지침을 통해 시장의 자율규제를 유도하고 있으나 사물인터넷이 확산됨에 따라 보안위협과 사생활침해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꾸준한 의견수렴을 통해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9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사물지능통신기반구축 기본계획을 공표하고 2014년 5월에는 정보통신전략위원회가 사물인터넷기본계획을 확정하여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등을 주축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개인정보유출 및 프라이버시침해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 사물인터넷은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므로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악용될 소지가 크고 보안이 취약하여 수집된 사생활정보 유출이 빈번할 것이며, 그 피해는 통상의 개인정보유출보다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의 피해방지를 위한 법적 조치가 필수적으로 요청되는바, 사물인터넷에 대한 종래의 관심이 관련 산업과 기술을 진흥하는데 있었다면, 그 보급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사물인터넷에 대한 침해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보안조치 및 개인정보보호조치가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먼저 사물인터넷의 취약한 보안을 이용한 개인정보유출 및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 등 제도적 보완조치가 필요하고 사생활보호문제도 관련 서비스의 설계단계에서부터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입법을 준비함에 있어서는 이미 입법되어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규정들을 면밀히 비교·검토하여 입법을 진행시켜야 하며, 사물인터넷에서도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실시간 수집된 개인정보의 삭제요구권과 개인정보 활용동의권 및 철회권 등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은 사물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수집된 정보를 다른 마케팅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해 개인의 성향을 자동화방식으로 파악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원천적 금지는 오히려 이용자의 편의성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참작하여 예외규정을 두어야 할 것이다.

사물인터넷기술은 추후 일반 사물에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크므로 현 단계에서 규제내용을 미리 확정할 수는 없지만 사물인터넷 현장에서의 관련 사업자의 요구사항 및 이용자의 규제 관련 요청사항을 충실히 반영하여 개인의 사생활 및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정 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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