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디자인·에너지절감 등 시너지 기대 글로벌 인프라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개편 2020년 건설부분 매출액 23조6000억원 목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9월1일자로 합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태어나는 회사의 이름은 '삼성물산'으로 붙여지게 됐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회사로 1938년 설립됐다. 사진은 26일 서울 서초대로 삼성물산 본사 모습. 사진= 김민수기자ultrartist@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국내 건설산업 구도도 변화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두 회사 건설부문을 합쳐 사업 시너지를 통해 세계적인 건설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한편 상사부문과 패션·식음료 부문 해외시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오는 9월 1일 새로운 출범을 통해 국내와 세계 건설시장을 이끄는 건설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 이번 합병으로 국내 건설시장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물산(전체 28조4455억원)의 건설부문 매출액은 14조8735억원으로, 업계 1위 현대건설(17조387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합병에 따라 제일모직의 조경·에너지절감 등 건설부문(옛 삼성에버랜드) 실적을 더하면 합병법인인 삼성물산의 매출액은 16조2000억원으로 현대건설을 바짝 뒤쫓게 된다.
건설업계 랭킹인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 삼성물산(13조1208억원)은 9년만에 현대건설(12조5666억원)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세부 업종별 공사실적에서도 치열한 1위 다툼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이 토목분야 철도·지하철 공종에서 1위 실적을 거뒀다면 현대건설은 도로·교량 공종에서 1위에 올랐고 주거용 건물에선 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앞섰지만 상업용 건물에서는 순서가 뒤바뀌었다.
합병으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의 조경 공종을 포함한 디자인·에너지절감·테마파크 등 사업을 확보하면 현대건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업계 순위에서도 1위 굳히기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기존의 초고층·하이테크 건축과 토목·플랜트 분야 등 경쟁력을 갖춘 사업영역에 제일모직의 조경·에너지절감 등을 통합해 국내외 시장에서 시너지를 가시적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목표대로라면 오는 2020년 합병법인의 건설부문 매출액은 23조6000억원으로, 국내 1위는 물론 세계 건설업계 랭킹인 ENR에서도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10위권 이내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흡수합병은 국내와 해외 수주 경쟁 심화와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수주 정체로 실적이 감소하자 새로운 사업영역을 발굴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보인다"며 "최치훈 사장 취임 이후 우량한 프로젝트만 선별 수주하겠다는 경영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상사부문과 제일모직의 패션·식음료 사업 통합으로 관련 사업영역의 해외시장 진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글로벌기업 도약을 위해 건설, 패션 등 사업별 시장 확대를 공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짧은 기간 내 핵심 경쟁력과 해외 인프라 확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종합상사 1호(1975년 지정)' 타이틀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이 40년간 쌓은 우수한 해외 영업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진출국과 영향력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현재 해외 51개국에 진출해 128개 거점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의 원재료 무역 역량과 글로벌 금융·물류 역량을 기반으로, 빈폴 등 패션부문은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식음료 부문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해외 건설현장 등을 활용해 현재 진출해 있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로 사업영역 확대를 타진할 전망이다.
합병법인의 상사부문 매출은 지난해 13조6000억원에서 2020년 19조6000억원, 패션은 1조9000억원에서 10조원, 식음료는 1조6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대폭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내놨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건설과 상사 외에 패션, 식음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삼성물산이 보유한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과 제일모직의 특화 역량을 결합해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