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연내 인상 확실시… 거시경제 위험으로 전이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tkwls=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tkwls=연합뉴스

한은 '경제동향간담회'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폭발 직전까지 불어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의 통화정책도 비슷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어, 1089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뇌관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26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주에 올해 중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과 자금흐름을 잘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22일(현지시각)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지역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올해 안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를 높이기 위한 초기 조치를 하고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수의 전문가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로 9월을 꼽았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전년보다 68조원 급증한 1089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은 20조4000억원 증가했고, 이 가운데 88.7%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차지했다.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금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주택 구매 등 부동산 시장에 몰린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올해에도 주담대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은 증가추세가 가속되고 있다. 한은의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의 가계대출액은 올 1월 1조4000억원 2월 3조7000억원, 3월 4조6000억원, 4월 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소득대비 가계부채비율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3년 기준 우리나라가 160.7%로 미국(115.1%)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35.7%)보다 높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의 위험으로 번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통상적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금리 차이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 참석한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대표, 김진일 고려대 교수, 안동현 서울대 교수 등은 "부실기업보다 부실 가계의 구조조정이 어렵다"며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의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계부채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옐런이 언급한 올해 적당한 시점에 대해 논란은 있겠지만, 그 시점은 9월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12월 이후를 생각하고 있어 충격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외적인 요인으로 가계부채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와 한은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시장 혼란을 가중시켰다. 또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현재 가계부채는)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며 "가계부채가 가계 발 금융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미시 건전성 감독 당국과 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