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이용 저온서 불순물 빠르게 제거 …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 구현 기대
윤명한·박성규 교수 연구팀

머리카락 두께의 얇은 플라스틱 필름 위에 제작된 유연 전자소자 이미지.    한국연구재단 제공
머리카락 두께의 얇은 플라스틱 필름 위에 제작된 유연 전자소자 이미지. 한국연구재단 제공

국내 연구진이 피부나 옷에 부착할 수 있는 얇고 유연한 전자소자를 빠른 시간에 낮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윤명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와 박성규 중앙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빛에너지를 이용해 산소 화합물을 입힌 아주 얇은 절연막 소자를 5분 만에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에 고체 산화물을 입히는 전자소자 공정은 오랜 시간 동안 초고온 상태로 처리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산화물을 용액 형태로 만들어 입히는 공정이다. 이 공정은 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더 빠르게 전자소자를 제작할 수 있어 생산 비용이 낮고, 다양한 형태로 전자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용액 산화물 공정 역시 필름에 입힌 다음 화덕에서 도자기를 굽듯이 400℃ 이상에서 1∼2시간 열처리를 해야 하는 것이 한계였다. 강한 열에너지로 필름 안에 불순물을 제거하고, 원소 결합을 견고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휘어지는 플라스틱으로 전자소자를 만들 경우, 이런 열처리 과정에서 플라스틱이 녹아버리는 문제가 생긴다.

연구진은 열 대신 빛을 이용한 광화합 활성 반응을 통해 최소 5분 이상 150℃ 이하 환경에서 산화물 용액을 필름에 입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방금 산화물 용액을 입힌 필름에 극자외선을 쬐게 되면 산화물이 빛에 의해 분해되면서 활성도가 매우 높은 화학종인 '라디칼'을 형성하게 된다. 라디칼은 오존의 2000배, 태양 자외선의 180배 빠른 산화 속도를 가져 낮은 온도에서도 불순물을 빠르게 제거한다.

박성규·윤명한 교수는 "이 연구는 지금까지 고온 열처리 없이 제작이 불가능했던 다양한 기능의 고성능 산화물 소재를 저온에서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 성과"라며 "유연한 산화물 반도체로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대면적 디스플레이 등을 구현하는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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