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표 '연착륙' 발빠른 행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사진)가 '연착륙'을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에 반대하던 노조에 구조조정, STX조선해양과의 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약, 내부 민심을 다독였고 정식 취임을 앞두고 수주 계약에 나서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회전문 인사'라는 초기 비판, '산업은행의 대변자'라는 우려를 극복하고 조기 안착에 성공할지 관심을 끈다.

12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정 대표는 오는 14일 그리스의 선사 안젤리쿠시스그룹 마란탱커스 매니지먼트로와 대형 유조선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그리스를 방문 중이다. 회사 측은 "수주 척수와 금액은 주말경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정 대표 등 경영진과 임금협상을 진행치 않겠다고 버티던 노조도 5월 중 단체협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정 대표는 기대와 우려를 함께 안고 취임했다. STX조선해양 대표를 맡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낙점'으로 대우조선해양으로 복귀했는데, 이 과정에서 산은이 관리하는 조선사 대표들의 '돌려막기' 인사가 논란을 샀다. 산은의 '오더'를 받고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STX조선해양과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우려도 샀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애초 정 대표 취임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지난 24년간 분규가 없을 만큼 회사 측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점, 정 대표가 대우조선해양에서 30년간 근무한 이력을 고려하면 강렬한 거부반응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인력 감축, STX 조선해양과의 합병은 안 된다'고 요구했고, 정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 노조가 정 대표의 취임에 반대치 않기로 입장을 바꿨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약속을 문서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각서 형태로 약속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각서가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STX 조선해양과의 합병은 쉽게 추진할 사안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정 대표 취임 후 첫 출발은 좋다는 평이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 관련 특허 3건을 두고 제기한 특허 무효 심판이 기각됐고 해외 수주 확대도 가시화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는 정 대표 취임 이전 이미 가닥이 잡혀 있던 것들로, 정 대표의 '실력'은 하반기부터 본격 검증대에 오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 사내 인화에 성공했으나 채권단과 내부 구성원들을 모두 만족하는 형태의 경영은 간단치 않다"며 "조선업계 업황, 부실화된 조선사를 관리하고 있는 주채권은행의 '의지'를 감안하면 정 대표의 진로가 순탄할 것으로만 기대키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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