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데이터중심 요금제·20% 선택약정할인 유선인터넷 정액제 첫 도입해 ICT 성장 주도 경험 데이터 제약 해제…IoT 등 혁신서비스 정착 전망
KT는 지난 8일 출시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 가입자가 출시 4일째인 12일 오후 2시 기준 10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광화문 올레스퀘어 매장에서 '데이터 선택 요금제' 가입 문의를 하고 있다. 사진= KT 제공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정부의 선택약정 요금할인률 20% 상향 조정 등으로 무선 인터넷을 국민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에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가격에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대중화 시대에 돌입함에 따라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생태계가 크게 성장하고, 추락한 ICT 강국의 입지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중심요금제와 20% 선택약정할인제도는 소비자의 자유로운 무선데이터 소비를 촉진, 무선 인터넷 시장을 성장시키며 모바일 생활과 서비스를 바꿀 새 추진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동통신사가 내놓은 데이터중심 요금제에 20%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할 경우 월 4만7000원에 음성과 무선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요금으로 무선인터넷을, 정액제 방식의 유선 초고속인터넷처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무선 데이터 소비의 성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서비스와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KT가 출시한 '데이터선택형요금제'는 2만9900원에 음성 무제한, 5만9900원에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이용자가 가지고 있던 중고단말기로 선택약정할인 20%를 도입하면 4만7200원에 무선 인터넷 데이터를 사실상 종량제 형태로 추가 데이터요금 걱정 없이 활용할 수 있다.
해외 사업자와 비교하면 10분의1도 되지 않는 요금이다. 미국 버라이즌의 경우 음성 무제한을 전제로 가족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쉐어 에브리띵' 데이터 요금제로 월 60GB 데이터를 쓰려면 450달러(48만원)을 내야 한다. 반면 같은 데이터에 대해 KT의 데이터선택59 요금제로는 월 4만7200원만 내면 최고 속도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
기존 유선 초고속인터넷 상품과 비교할 경우, 같은 회사의 기가인터넷 정액제 요금이 월 3만5000원인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무선 데이터 무제한 요금이 내려가면서, 무선인터넷 무제한 사용자가 증가할 요인이 상당히 커졌다"며 "유선 무제한 정액 요금처럼 활용하는 일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 관심도 뜨겁게 나타나고 있다. KT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 4일 만에 가입자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정부와 업계는 이제 소비자의 데이터 소비에 대한 제약이 상당 부분 풀리며, ICT 산업 전반에서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단말기) 생태계를 아우르는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정액제 방식의 유선 초고속 인터넷을 도입한 이후, 전자결제, 전자정부, MP3, 인터넷 전화 등 숱한 세계최초 인터넷 서비스를 쏟아냈다. 이후 이런 서비스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무선 인터넷에서 다시 한 번 도전할 기회가 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ICT 생태계는 무선 데이터를 중심으로 융합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일반 소비자가 데이터를 자유롭게 쓸수록 관련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초고화질, 양방향 혁신 콘텐츠, 헬스케어, 무인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등 대부분이 무선 통신을 핵심 인프라로 활용하기 때문에 데이터에 대한 제약이 적을수록 서비스가 빨리 대중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다가올 IoT 시대에는 수십 억 개의 사물이 무선 데이터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이런 시대에서도 가장 먼저 혁신 서비스를 시험하고 대중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신 교수는 "지나치게 저렴한 요금을 강요하는 것은 이통사 투자 여력을 약화할 수 있으며, 이는 또 다른 산업 정체를 유발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