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준 ETRI 방송시스템연구부 책임연구원
배병준 ETRI 방송시스템연구부 책임연구원


1936년 영국의 BBC가 세계 최초로 정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상파 방송은 몇 번의 큰 변화를 겪어 왔다. 흑백 방송에서 칼라 방송으로, 아날로그 방송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최근 들어, 방송 서비스에서는 또 한 번의 커다란 변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HD(High Definition, 고화질) 방송에서 HD 방송의 최소 4배 이상의 화질을 갖는 UHD(Ultra HD, 초고화질) 방송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혹자는 그저 비디오 영상의 화질이 향상되는 건데, 앞의 두 변화와 비견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UHD 방송 서비스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거의 혁신에 가깝다.

UHD 방송은 HD 방송 대비하여 증대되는 전송용량으로 인하여 기존 방송 기술들과 방송 시스템들로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역호환성을 지원하지 않는 새로운 기술들과 시스템들로 모두 교체해야 하므로 하나의 큰 변화라 말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의 차세대 지상파 방송 표준화 그룹인 'DVB-T2'와 'ATSC 3.0'은 이와 같은 차원으로 차세대 방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UHD 시대에 걸맞은 기술 표준을 새로 정해야 한다. 전에 없던 좋은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이때까지는 국외에서 정해진 방송 기술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국내 방송 규격을 결정했지만 이제는 국내에서 개발하여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 국제 표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ETRI를 포함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관들은 차세대 방송 표준을 만들고 있는 'ATSC 3.0'에서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을 추가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하고 있다.

표준화의 노력과 더불어 방송 장비 시장도 '차세대'를 준비해야 한다. 현재 방송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요 장비들은 모두 외산 장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높은 국내 방송 기술 수준을 고려한다면 장비 제조업체들은 미리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관련 방송 장비들을 개발해 다가오는 차세대 방송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국내 방송사들도 관심을 가지고 개발 업체와 의견을 나누면서 장비의 신뢰성을 높여 실제 활용에 의지를 가져야 한다. 2018년에는 평창 올림픽이란 세계적으로 큰 이벤트가 국내에서 개최된다. 여기서 많은 신기술들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선보여질 것이다. 국내 방송 기술들을 국제 표준 기술로 만들고, 국내 제조사에선 새로운 방송 장비 및 단말들을 개발하여 이 기회를 성공적인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기를 희망한다.

배병준 ETRI 방송시스템연구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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