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두번째 줄 맨 오른쪽)를 비롯한 회사 직원들이 파이팅 구호를 외치며 서울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드라마앤컴퍼니 제공
(3) 명함앱 '리멤버'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애플리케이션(앱) 중 하나가 '명함 앱'이다.
하루 이틀 쌓아둔 명함을 일일이 엑셀에 저장하지 않고, 사진 촬영 한 번에 자동으로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해주는 명함 앱은 혁신 그 자체였다. 그러나 평가는 금새 갈렸다. 사진에 찍힌 명함 전화번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오류가 발생하는 앱이 많았다. 명함 입력 노동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을 채 즐기지도 못한 채, 그렇게 명함 앱은 자취를 감추는 듯했다. 이 때 혜성처럼 등장한 명함 앱이 '리멤버'다.
명함 인식률 100%. 리멤버 앱이 명함을 100% 인식하는 비결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 있었다. 1000여 명의 타이피스트(입력자)가 하루 평균 9만 장의 명함을 입력하고 있다. 기술 뒤에 숨어있는 사람들이 내가 하던 엑셀 작업을 대신 해주고 있는 셈이다.
지금은 누구나 리멤버를 최고의 명함 앱으로 꼽는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가 만들어낸 앱을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낸다는 발상의 전환은 쉽지 않은 생각이자, 도전이었다.
리멤버를 만든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는 "처음 사업 계획서를 만들어 투자자에 보여줬을 때 '기가 막힌 서비스'가 아니라 '기가 찬 서비스'란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2년 전 서비스 초반에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카이스트(KAIST)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말 그대로 '공돌이'였다. 그런 그가 IT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사람으로 빈틈을 메우겠다는 아이디어에 사람들은 더 코웃음을 쳤다.
그는 확신했다. 그는 "명함관리 앱도 많았는데, 인식률이 높지 않았다. 불편함 때문에 사람들은 쓰다 말았다. 이 인식률을 어떻게 높이냐가 목표였다. 방법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나온 '리멤버'는 기술 없는 혁신에 가까웠다. 더군다나 무료 앱이었다.
직장인 사이에서 금방 입소문을 탔다. 명함 사진만 찍으면 곧바로 리멤버에서 근무하는 1000여 명의 타이피스트가 수작업으로 명함 내용을 입력해주니, 정말 개인 비서나 다름 없었다. 이렇게 쌓인 명함만 1500만장이다. 국내 경제 활동 인구 절반 이상의 연락처가 리멤버에 쌓였다.
리멤버를 탄생시킨 드라마앤컴퍼니는 지난해까지 30억원(누적금액)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 대표는 "이제 누구도 리멤버 모델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조만간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모델을 강화하고, 리멤버를 한국의 '링크드인'(인적 중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으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드라마앤컴퍼니 회사 이름은 'DReam And MAke it happen'의 줄임말이라고 소개했다. 꿈꾸고 그 꿈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했다.
최 대표는 자신처럼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사업은 확률 싸움이 아니라 확신의 싸움"이라며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게 있다면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