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겪은 농협은행 등 4곳 '최하위'
대형보안사고 금융회사 신뢰회복 악영향

지난 수년 간 IT보안사고가 발생한 금융회사들이 민원발생평가에서 여지없이 최하위 등급을 받거나 등급하락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IT보안사고가 단순한 업무 차질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신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금융회사들이 금융감독원의 민원발생평가에서 무더기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8일 금융회사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2014년 민원평가를 보면 NH농협은행,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롯데카드가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금감원은 민원건수와 민원 해결 노력, 영업규모 등을 평가해 매년 1등급(우수)부터 5등급(매우 미흡)까지 순위를 매긴다. 지난해 최하위 등급을 받은 4개 금융회사의 공통점은 개인정보유출 사건을 겪었다는 점이다. 2013년 12월 SC은행과 씨티은행의 고객정보 13만건이 유출된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어 1월에는 롯데카드, KB국민카드, NH농협은행(NH농협카드 부문)에서 1억건 고객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당시 3개 카드사뿐 아니라 정보가 연계된 KB국민은행의 고객 정보도 일부 유출됐었다. 1억건 정보유출에 포함된 NH농협은행과 롯데카드는 역시 5등급을 받았다. 다만 KB국민은행(4등급)과 KB국민카드(3등급)이 최하위 등급을 받지 않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비단 지난해뿐 아니라 지난 수년 간 금융회사들은 민원평가에서 직·간접적으로 IT보안사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7.7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던 2009년도 민원평가에서는 은행들이 무더기로 낮은 등급을 받았다. 당시 경남은행, KB국민은행, 수협, 우리은행, HSBC은행, SC제일은행(현 SC은행)이 5등급을 광주은행, 농협, 외환은행, 하나은행이 4등급을 받았다. 이중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외환은행, 농협, 하나은행 등 5곳이 7.7 디도스 공격을 받은 은행이었다.

또 2011년도 민원평가에서는 그해 전산망 마비 사건을 당한 NH농협은행이 2010년 4등급에서 한 단계 낮아진 최하 5등급을 받았다. 2013년도 민원평가에서도 3.20 사이버테러를 당한 NH농협은행이 또다시 5등급을 받았고 신한은행은 전년도 2등급에서 4등급으로 순위가 급락했다. 특히 2013년도 민원평가에서 금감원은 발표 당시 2014년 4월 당시 1억건 정보유출 사건을 반영해 NH농협은행, KB국민카드, 롯데카드의 민원등급을 한 단계 낮췄으며 POS 단말기 해킹에 연루된 신한카드에 대해서도 등급을 1단계 하향조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IT보안사고 결과가 100% 금융회사의 민원등급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대형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민원이 많아지는 것이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또 보안사고로 해당 금융회사에 대해 소비자들이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 이상 전산마비와 개인정보유출이 금융회사의 업무 차질이나 IT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신뢰를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제는 금융권이 개인정보유출 등 사고가 발생하면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큰일이 난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한 번 손상된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