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활성화 위한 징수 유예기간 올해 만료
업계 "300억 추가부담 생존위협…면제연장을"
광고ㆍ재송신료 수익 지상파 면제 `독소 조항`
미ㆍ영 등 선진국선 사용료 내… 재논의 필요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전파사용료 면제 정책을 두고 정부와 업계가 논란을 지속하고 있다. 중소 알뜰폰 업계는 올해로 전파사용료 유예가 끝날 경우 300억원 추가 비용이 발생해 당장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아우성이다. 반면 알뜰폰 업체보다 규모가 7배 큰 지상파 방송사는 전파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어 세금 부과 원칙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달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전파사용료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파사용료는 국가자원인 전파 관리에 필요한 경비와 기술개발을 위해 전파법에 근거해 국가가 부과하는 세금이다. 특정 대역 주파수에 대해 일정 기간 독점 사용권을 얻는 대가로 내는 주파수 할당 대가와 구분되며, 전파를 활용하는 통신·방송 모든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내야 하고 일반 회계로 기획재정부가 관리한다. 따라서 알뜰폰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도 원칙적으로는 전파사용료 징수 대상이다.

미래부는 지난 2012년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3년 동안 전파사용료 징수를 유예했다. 가입자 규모가 어느 정도 형성돼야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통신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중소 사업자들이 투자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로 유예기간이 끝나며 논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유예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 1인당 월 461원씩, 연간 2800억원 전파사용료를 내고 있다. 이를 알뜰폰 가입자에 적용할 경우 연 300억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알뜰폰 업계는 지난해 전체 매출 6400억원, 95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 협회는 알뜰폰이 연간 1조5000억원 규모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내고 있는 만큼, 사업이 안착할 때까지 추가적인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부처 내부에서 물가관리과는 유예에 찬성하지만, 예산과는 세수 확보를 위해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절충안으로 3년간 50% 할인하는 안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이런 논쟁에 앞서 전파사용료 징수에 대한 원칙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수 확보의 정당성을 위해서라면 통신(390㎒폭)보다 많은 408㎒폭의 주파수를 공짜로 쓰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에 대해 합당한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상파는 지난해 연 매출이 4조4700억원이지만, 일부 위성 장비 등을 제외하고는 전파사용료는 물론 주파수 할당 대가도 전혀 내지 않고 있다.

전파법 67조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방송국과 방송발전기금을 내는 지상파방송사업자는 전파사용료를 내지 않도록 예외 규정을 명시해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손꼽힌다. 민영방송사의 경우 매출 대부분을 광고수익과 재송신료로 받으며 영리 활동을 하고 있다. 방송발전기금의 경우 공익 프로그램 제작비용 또는 연구개발을 위해 쓴다지만, 통신사들이 지상파 방송사를 위해 전파관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해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 정보통신부가 전파법을 개정해 지상파에 전파사용료를 징수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반면 미국과 영국과 호주,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이 지상파 방송사에 전파사용료를 부과한다.

김용규 한양대 교수는 "전파사용료는 전파 관리와 연구개발에 대한 비용의 문제이기 때문에 수혜자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전파관리의 수혜를 받는 상업통신사와 상업방송사는 비용을 부담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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