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대 격전지인 30~40인치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지난해부터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TV 제조업체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팔아도 마진이 거의 없는 '출혈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이후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신흥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의 환리스크 헷지(Hedge) 전략이 줄줄이 실패로 귀결되고 있어 향후 대응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에 반영한 환손실은 1조4000억원에 이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의 경우 주요 신흥국 시장에서 30인치대 TV 판매 비중을 지난해와 비교해 15~20% 끌어올렸지만 매출이 높아질수록 손해가 불어나는 상황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사업부문은 1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대형디스플레이업체 관계자는 "주요 시장에서 TV 판매가 부진하다 보니 세트업체들이 수익성을 포기하면서까지 가격을 다운시켜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며 "특히 31인치의 경우 TV 세트는 적자가 심한데 생산을 하지 않으면 TCL, 하이얼 등 중국 경쟁사들이 점유율을 가져가니까 어쩔 수 없이 계속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유사한 700만대 수준의 TV 판매고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TV 사업의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올 2분기 역시 TV 수요에 이렇다 할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주요 TV 시장인 러시아, 브라질 지역에서의 환율 악재가 가세하며 두 기업의 실적 악화를 가속화 했다. 1분기에만 삼성전자는 8000억원, LG전자는 6000억원 수준의 환손실이 발생했다. 전체 규모는 삼성전자가 크지만 매출액 대비로는 LG전자의 피해가 더 크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다양한 환헷지 정책을 구사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인위적 환리스크 개입이 부작용을 발생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도 환율 악재로 인한 한 차례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환율 이슈가 새로운 악재는 아니었다"며 "LG전자는 삼성과 달리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통화를 기반으로 환헷지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데 인위적 개입이 오히려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