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당뇨'는 포도당이 많이 섞여 나오는 소변을 뜻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당뇨는 증상으로 혈당 조절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혈액 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나게 된다. 원인은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분비가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당뇨병은 대사 질환이다.
대사 질환인 당뇨병이 악명을 얻게 된 것은 합병증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이 주로 혈관에서 발생하는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혈관은 당뇨병으로부터 가장 치명적으로 해를 입는 신체 부위라 할 수 있는데, 당뇨병 환자의 혈액은 포도당 농도가 높아 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되기 쉽다. 자연스레 고혈당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당뇨병 환자의 신체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며, 전문가들이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로 혈관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임을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혈관 질환을 일으킨다는 점은 당뇨병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이유기도 하다. 환자들은 식사, 운동, 약물 요법을 통해 혈당 조절에 힘써야 하는 한편, 혈관 건강을 위해 혈압과 콜레스테롤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또한 의료진 역시 치료가 환자의 혈당 조절뿐 아니라 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는 당뇨병 치료제의 심혈관계 안전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을 꼽을 수 있으며, 최근 이에 대한 의료진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연구 결과들도 속속 발표돼왔다. 오는 6월에도 경구용 혈당강하제의 일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DPP-4 억제제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다룬 대규모 연구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당뇨병 관리에 있어 혈관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합병증 등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경우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갑자기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으며, 실제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이들 중 약 75%가 심혈관계 질환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은 잘 알려져 있듯이 회복되더라도 의식 장애나 운동 및 감각 마비 등 심각한 손상을 남길 수 있으며, 환자와 환자 가족의 부담을 높이고 삶의 질을 훼손시킨다.
당뇨병으로 인한 혈관 합병증은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과 같이 갑자기 찾아오는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성 합병증의 경우 당뇨병 환자의 달달하고 기름진 혈액이 해당 신체 부위의 미세 혈관에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쳐 발생한다. 눈과 신장에서 나타나는 미세혈관 합병증인 망막병증과 신증, 말초혈관 장애에 신경 손상이 더해져 당뇨병 환자의 발을 노리는 족부병증 등이 대표적인 당뇨병 만성 합병증에 해당 되며, 이들 질환은 당장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방치될 경우 각각 실명, 혈액 투석, 족부 절단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체가 고혈당의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필요 시 약물 요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때 식사 요법, 운동 요법에 기대 약 복용을 미루거나 건너 뛰는 것은 금물이다. 두 가지 이상의 치료제를 처방 받는 경우라면 치료제 모두를 지침에 따라 빠짐없이 복용해야 한다. 이 때 복용 시점 차이 등으로 치료제들 중 일부라도 복용을 잊는 경우가 잦다면, 이를 전문의에게 보고해 필요 시 1일 1회 복용으로 복용해야 할 약의 가짓수와 복용 횟수를 줄여주는 복합제 서방정을 처방 받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당뇨병은 진단 직후부터 합병증 발생 여부 및 진행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가 필수이며, 이후로도 환자들은 이를 정기적으로 챙겨야 한다. 합병증이 진행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는 만큼 최대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가 안과검진, 미세알부민뇨검사, 말초신경병증 및 발 검사 등을 챙기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결코 헛되거나 아까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되새겼으면 한다.
길욱현 성모길내과 원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