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 뉴바이올로지학과 실험실을 가다 연구 핵심장비 '다중오믹스설비' 국내 최초 개설 보유 로봇팔이 바이오 샘플 운반… 분석·관찰 첨단 시스템 유기적연결 생명현상 분석 통해 '수명연장의 꿈' 도전
지난 23일 대구시 현풍면에 위치한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뉴바이올로지학과 실험실에서 노상철 박사(가운데 흰옷)가 '다중오믹스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DGIST 제공
'뉴바이올로지'는 기존의 생물학에서 한 차원 나아간 개념으로, 물리, 수학, 공학, 컴퓨팅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등과의 융·복합적 접근을 통해 복잡계 생명현상 등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21세기 최대 난제인 환경, 의료, 에너지, 식량 등의 문제 해결과 직결되기 때문에 최근 세계가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3일 방문한 대구 달성군 현풍면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뉴바이올로지학과 실험실 가운데에는 커다란 유리부스가 설치돼 있었다. 유리부스 내부에서는 로봇팔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바이오 샘플을 운반하고 있었다. '다중오믹스설비'라고 불리는 이 시설은 DNA와 RNA, 단백질 등의 샘플을 연구목적에 맞게 대량으로 신속하게 분석·관찰할 수 있게 해주는 첨단 시스템으로, 뉴바이올로지 연구의 핵심 장비다. 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와 IBS(기초과학연구원) 식물노화사업단이 함께 구축했으며 국내에서 DGIST만 보유하고 있다.
DGIST는 지난 2012년 대학원 내에 뉴바이올로지 전공을 국내 최초로 개설했다. 식물의 노화, 식물 생체 리듬과 개화 시기 조절 등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한 남홍길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단장이 이곳에 소속돼 있다.
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에 설치된 '다중오믹스설비' 모식도. 사진= DGIST 제공
다중오믹스설비는 동물·식물·혈액 샘플을 처리할 때 이용하는 '리퀴드 핸들러' 3대와 샘플 공급 장치, 분석 장비 등이 어우러진 장비다. 자동화된 샘플 공급·처리 장치를 갖춰 샘플 전처리 시간을 10분의 1로 줄였다. 전처리 과정을 거친 샘플은 질량분석기, 차세대 대량 염기서열분석장치 등을 거치며 생명체 내 단백질의 관계를 밝히고 게놈 데이터 등 유의미한 정보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생명현상과 관련된 다양한 네트워크 현상 분석이 가능해지는 것. 질병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노상철 박사는 "과거에는 연구원들이 DNA 하나만을 가지고 생명현상을 분석했지만, DNA와 RNA, 단백질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생명현상이 이뤄진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 차원 높은 기술이 필요해졌다"며 "다중오믹스설비는 오차 없이 대량의 샘플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단시간에 기가바이트 수준의 빅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플라즈마 현미경.사진= DGIST 제공
DGIST는 다중오믹스설비 외에도 생명체 내 단위분자들을 별도 표지하지 않고 살아있는 형태로 볼 수 있는 '플라즈마 현미경', 전자동 식물 생장 조절·모니터링 시스템인 '페놈(Phenome) 설비' 등 첨단시스템을 갖추고, 살아있는 생명 속 DNA와 단백질의 복잡한 관계를 밝혀냄으로써 인류의 난제를 풀고 신산업을 만들어내는 도전을 계속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정숙 뉴바이올로지 전공 행정팀장은 "뉴바이올로지는 전 분야 지식과 기술, 방법론을 도입해 다차원적으로 풀어나가는 학문"이라며 "생명체의 영속성과 인류 문명의 지속을 위한 환경, 식량, 수명, 질병,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생물학적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