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가 가장 치명적 영향
석탄과 석유 대규모 사용이 원인
환경공동체로서 한국 관심 가져야

이경래 중국 텐진대 상경대학 교수
이경래 중국 텐진대 상경대학 교수


지난 주 중국 내몽고에서 발생한 황사가 북경과 천진 그리고 화북지방을 덮치면서 이 지역의 공장매연과 뒤섞여 아주 지독한 스모그가 발생했다. 평소에는 난방공급이 시작되는 11월부터 공급이 끝나는 3월까지 양자강 이북 지역의 공기는 심한 스모그로 몸살을 앓는다. 그러나 올해는 4월에도 스모그가 이어지고 있고, 급기야 지난 주는 13년 이래 최악의 스모그사태가 일어났다.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의하면, 지난해 북경시 PM2.5(지름 2.5㎛이하의 초미세먼지)는 85.9㎍/㎥로 중국 국가기준치(35㎍/㎥)의 2.45배라고 한다. 비단 북경에만 국한되질 않고, 천진 및 하북성 일대가 가히 '스모그 지붕'아래 놓였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월 28일 전직 CCTV 앵커 출신 차이징이 자비를 들여 제작한 환경고발 다큐멘터리, '돔 지붕 아래에서(Under the Dome)'를 발표했다. 발표 후, 중국 내 각종 인터넷 매체를 통하여 48시간 만에 무려 2억 뷰를 돌파하는 실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초기엔 정부는 환경문제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일조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대중들의 반응이 단순한 계몽차원을 넘어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는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으로 흐르자 국내 모든 온라인 매체를 차단하는 등 통제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다큐멘터리로 촉발된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열띤 토론은 그만큼 현재 중국의 스모그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두들 인식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CCTV에서 촉망받는 앵커였던 그녀가 중국사회에서 가장 논쟁적이고 심지어 '중국석화집단(SINOPEC)'과 같은 초거대국영기업의 심기를 건드리는 무모하리만치 용감한 도발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녀의 딸이 심각한 양성 종양으로 태어나자마자 전신마취를 한 뒤 대수술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평소에 의식하지 못했던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후, 그녀는 CCTV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큐멘터리 제작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자서전으로 번 인세 약 100만 위안을 제작비로 그녀는 약 1년간 환경보호부를 비롯하여 정부 고위관리와 실무자들을 만나며 자료를 모았다. 동시에 중국 전역을 돌며 스모그로 고통받는 시민들을 취재하여 마침내 이 다큐멘터리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필자 역시 '돔 지붕 아래에서'를 보고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사실, 바로 이러한 지붕 아래에서 살면서 심각하다고 느끼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수치와 각종 증언을 통해 보니 심각함을 뛰어넘어 공포감이 밀려왔다.

이 다큐멘터리는 크게 3가지 질문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첫째, 스모그란 무엇인가라는 개념정의 부분이다. 흔히들 말하는 황사라고 하면 먼지를 떠올리지만, 스모그에서 가장 치명적인 요소는 PM2.5라고 하는 초미세먼지이다. 이것은 약 15가지 암을 일으키는 유독성 물질의 결합체로 암유발율이 벤젠보다 14배 이상이다. 이러한 초미세먼지는 너무 작아서 우리 몸의 차단막을 쉽게 통과하여 폐의 말단 심지어 혈류를 통해 심장까지 침투하는 악성물질이다. 그런데 이 PM2.5가 세계에서 환경기준이 가장 느슨한 나라 중 하나인 중국의 미세먼지 기준보다 5배 이상으로 심각하다고 한다.

둘째, 스모그는 어디로부터 오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다큐멘터리 보고에 의하면 2005년부터 수직상승하고 있는 중국의 PM2.5의 약60%는 석탄과 석유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2013년 중국의 석탄소비량은 약 36억 톤으로,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석탄 소비량 33억 톤보다도 많다. 특히 난방과 제철원료로 석탄을 사용하고 있는데, 세계철강생산 순위 면에서 1위인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개 성인 하북성이 2위, 심지어 하북성에 있는 탕산시가 4위인 미국보다 높은 3위를 차지할 정도이다. 문제는 제철에 사용하는 석탄이 주로 저질탄이라서 불완전 연소되어 다량의 PM2.5를 내뿜고 거기에다 경비절약으로 매연억제장치를 거의 하질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석유 역시 마찬가지이다. 매연정화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화물차로 인해 도시의 공기질은 전혀 개선되고 있질 않다. 그리고 오염을 규제해야 하는 환경부는 시노펙과 같은 거대국유기업 출신 전문가 집단이 주장하는 산업과 경제논리 앞에 무기력할 뿐이다.

셋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다큐멘터리는 4가지 측면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에너지기업의 농단을 막고, 환경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률을 개정하고, 또한 석탄을 줄이고 가스나 그 밖의 에너지원으로 다원화시키는 동시에 선진국의 에너지 시스템을 참고하고, 마지막으로 환경오염기업을 고발하고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시민의식의 고양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엄청난 대가를 치루고 있는 중이다. 중국과 인접한 우리나라 역시 중국의 환경문제는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의 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연은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동일한 공기를 숨쉬고 있는 환경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경래 중국 텐진대 상경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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