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18% 감소 1조5880억 … 매출도 3.3% 줄어
유로·루블화 약세로 수익 악화 … "2분기 신차 공략 확대"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내외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판매 부진에 따라 재고가 급등한 반면 유로 및 신흥국 통화 약세로 해외 법인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원화 환산 이익이 감소한 것이 주요인이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 등 신차효과에 힘입어 실적개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으나, 실적 부진의 주원인인 내외 환경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23일 1분기 매출 20조9428억원(자동차 16조5349억 원, 금융 및 기타 4조4079억원), 영업이익 1조588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3.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1%나 줄었다.

1분기 중 차량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3.6% 감소한 118만2834대다. 국내에서 15만4802대(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 해외에선 102만8032대(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를 판매했다. 매출원가율은 79.3%(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 기록했다. 영업부문 비용은 2조7438억원(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하면서 재고가 쌓인 데다 원화가 유로화, 신흥국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인 것이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루블화 약세로 인한 영향이 심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신흥국 통화 약세에 따른 손익영향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대외 악재가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확산하고 있고, 세게 각지의 지정학적 위기가 진정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현대차 측은 "타사의 경우 러시아 시장 판매를 중단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우리는 물량을 조금만 줄이고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다시 정상화됐을 경우를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변동 등 일시적인 외부악재에 위축하지 않고 사업 강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측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i20, ix25 등 지역별 전략 모델 판매 호조, 지난달 국내에 첫선을 보인 올 뉴 투싼에 대한 시장 반응, 향후 주력 신차 출시를 감안하면 2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수요 증가를 대비한 공장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수요가 올해 1680만대에서 2016년 1720만대, 2017년 1750만대로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공장 증설뿐 아니라 어떤 차종을 현지에 투입할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정근·노재웅기자 antila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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