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가 통상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올 2분기부터는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의 수익성도 강화해 연간 기준으로 최대 실적 경신에 도전해 볼 만 하다.
23일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에 매출액 4조8180억원, 영업이익 1조588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7%, 50.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3%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2012년 SK그룹에 인수합병이 된 이후로는 분기 최고 기록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대형 고객사인 애플에 공급하는 모바일 D램뿐만 아니라 마진율이 높은 고사양 서버용 D램 공급에 주력하며 수익성 강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전체 D램 매출의 25% 수준을 나타냈던 서버용 D램은 1분기에 30%를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의 용의주도한 D램 '믹스' 운용이 큰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박성욱 사장은 지난해 1분기 역시 세계적으로 PC D램 공급 부족이 심화하며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자 과감하게 모바일 D램 비중을 줄이고 PC D램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했다. 이것이 비수기인 1분기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 다른 주력 부문 중 하나인 낸드의 경우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신제품 효과 등에 힘입어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출하량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낸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1%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D램뿐만 아니라 낸드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창사 이래 최고 실적에 도전한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은 "2분기부터 16나노 모바일용 트리플레벨셀(TLC) 낸드 제품을 출하한다"며 "전체 낸드에서 TLC 비중이 10% 후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TLC는 기존 낸드보다 저장 효율, 생산성이 2~3배 높다.
삼성전자, 도시바, 마이크론 등 주요 낸드 업체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3D 낸드 제품도 올 3분기부터 본격 양산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2세대 3D 낸드에 해당하는 36단 3D 낸드를 MLC(멀티 레벨 셀)로 개발하고 있다.
한편 현재 주력 매출원인 D램은 현재 주력 공정인 25나노 비중을 6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동시에 20나노(2z) D램 양산을 시작으로 생산성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