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건설… 고준위 방폐물 처리문제 새국면
한미원전 전면개정 의미

대전 덕진동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위치한 파이로프로세싱 시험시설 '프라이드(PRIDE)'에서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중이다.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관련 연구가 탄력을 받게 됐다.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제공
대전 덕진동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위치한 파이로프로세싱 시험시설 '프라이드(PRIDE)'에서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중이다.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관련 연구가 탄력을 받게 됐다.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제공

한미 양국이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서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중 하나인 파이로프로세싱(건식재처리) 기술에 관한 한국의 연구 자율성 확대에 합의함에 따라 미래 원전인 '소듐냉각고속로(SFR)' 개발이 탄력을 받게 됐다.

개정 협정에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부분에 '현존 시설 내 조사후시험·전해환원 장기동의 확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내에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전단계로 사용후핵연료의 변형이나 특성 등을 연구하고, 파이로프로세싱 전반부 공정의 핵심 과정인 '전해환원'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를 500℃ 이상 고온에서 용융염 상태로 만든 다음 전기를 이용해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을 분리하는 건식재처리 기술이다. 이렇게 회수한 핵물질은 SFR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현재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 개발 일정을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부터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미국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모의물질로 파이로 일관공정을 실증할 수 있는 세계 최초·최대의 시험시설인 '프라이드'(PRIDE)를 2012년 완공해 운영하고 있으며 파이로프로세싱으로 생산한 재활용 핵연료로 가동하는 SFR 원형로를 2028년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SFR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 하지만 그동안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자력협정에 발목이 묶여 연구개발에 제한을 받아왔다. 기존 협정에서는 사용후 핵연료를 사용할 때마다 미국의 사전 동의를 일일이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원자력연은 프라이드 시설을 갖추고도, 사용전 핵연료로 모의실험만 하고 사용후 핵연료를 직접 다루는 실험은 모두 미국에서 이뤄져 왔다.

파이로프로세싱이 현실화되면 원자력발전의 큰 이슈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문제에도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핵연료는 핵분열을 하는 우라늄-235(U-235) 3.5%와 핵분열을 하지 않는 우라늄-238(U-238) 96.5%로 구성돼 있다. 원자로에서 타고 나면 핵분열을 하지 않은 잔여 우라늄을 포함한 안정된 원소 98%와 다양한 방사선 방출량과 반감기를 가진 여러 방사성 동위원소로 바뀐다.

문제는 약 1.2%를 차지하는 플루토늄과 우라늄보다 무겁고 반감기가 수만년에 이르는 넵투늄(Np)과 아메리슘(Am), 퀴륨(Cm) 등 핵물질(0.2%), 방사선 방출은 많지 않지만 반감기가 수십만년인 요오드-129(I-129)와 테크네튬-99(Tc-99, 약 0.1 %), 많은 양의 방사선을 방출해 온도가 매우 높은 세슘과 스트론튬(0.5%)이다.

플루토늄은 핵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개별 국가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및 관련 연구를 매우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2%를 차지하는 플루토늄과 다른 핵물질들은 사용후핵연료 처리 시 골칫거리다. 강력한 방사선과 수만∼수십만년에 이르는 반감기 때문에 지하 500∼1000m에 동굴을 뚫어 영구 저장해야 한다.

현재 국내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원전마다 임시저장소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고 있으나 일부 원전은 이미 포화상태에 근접해 영구 처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2013년 10월 출범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5월까지 원전 지역 주민 의견수렴을 마치고 사용후핵연료 처리 권고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파이로프로세싱을 적용하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양이 수십분의 1로 감소해 처분장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송기찬 원자력연 핵연료주기기술개발본부장은 "이번 협정을 통해 사용후 핵연료 연구의 자율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후반기 공정에서도 장기동의를 얻은 만큼 2020년까지 좋은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분야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나영기자 100na@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