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가 예상하지 못했던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파행하고 있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영향력 있는 현직 국회의원들이 비리 연루의혹을 받으며 국회가 제 일을 할 수 없는 형국이다. 다시 정쟁 속에 빠져들면서 민생 법안은 물론 성장동력의 수레바퀴를 돌릴 ICT 관련 법률안 처리도 물 건너가게 생겼다.

4월 국회는 각종 현안법률 처리의 '최후 보루'로 여겨졌다. 19대 국회 남은 임기 중 정상적으로 법안처리를 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하반기 국회에선 국정감사와 전당대회, 결산 국회 등으로 여력이 없다. 내년 상반기는 총선 체제에 돌입하면서 법안처리는 뒷전일 게 분명하다.

따라서 4월 국회에서 법안처리를 하지 못할 경우 19대 국회를 넘겨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20대 국회 총선을 치르고, 다시 원을 구성하고, 상임위 구성 후 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면 최악의 경우 법안 개정이 2년 이상 늦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정책 담당자들은 4월 국회에서 현안 법률을 처리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의원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법률 통과의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가 최악의 정치 공방에 휩싸여 법률안 토론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당장 오는 22일로 예정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의 법안심사소위원회 개최가 불투명하다. 27일 법안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 개최도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이다. 미방위는 17일 법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여야간 심사법안 확정에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공청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공청회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 개최도 줄줄이 연기된 상황이다. 현직 미방위원장이 스캔들에 휘말려 있는 상황인 만큼, 미방위의 법률안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미방위는 4월 국회에서 보조금 상한선 폐지 및 지원금 분리공시 조항 등을 포함한 단통법 개정안, 700㎒ 주파수 분배 논의, KBS 수신료를 포함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외주제작 관련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 등을 논의·처리할 계획이었다. 정보보호 산업을 활성화 시키고 국가 사이버 안보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보보호산업진흥법' 제정 및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안전 강화를 위한 정보통신기반보호법,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공인인증서 이용환경 개선을 위한 전자서명법 개정안 등도 논의해야 한다.

안전행정위원회(안행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재 안행위에는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을 물리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정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담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하지만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발의된 이후 법안 심사가 계속 연기되면서 아직도 그대로다. 때문에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개인정보보호 후속조치도 모두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안행위는 지난 2월 24일 이후 법안심사소위원회 조차 열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여야 정쟁은 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정쟁 때문에 민생법안과 빠른 처리가 필요한 ICT 관련 법안들이 서랍 속에 잠자선 안된다. 더욱이 4월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는다면 19대 국회처리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의 각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회는 정쟁을 뛰어넘어 밀려 있는 현안 법안들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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