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정보보호 법률은 대부분 규제 중심 위주
IT 환경 급속 변화 따라 종합적 법률체제 필요
글로벌 경쟁력 강화위해 정보보호진흥책 마련해야

박춘식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서울여대 교수
박춘식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서울여대 교수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발의한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은 2013년 12월 17일 정책토론회를 시작으로,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 지난해 7월 7일 발의되어, 올해 2월에는 국회 입법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 현재, 4월 중에 진행될 국회 상임위 상정을 앞두고 정보보호 산업계는 물론이고, 정보보호 관련 학계, 연구기관 모두가 법안이 무난히 통과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최근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와 IoT(Internet of Things)의 결합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는 초 연결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초 연결 사회는 우리에게 새로운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질적으로 정보보호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안고 갈 수 밖에 없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정보보호 관점에서 기반플랫폼의 변화와 단말의 다양화는 곧 위협과 피해 규모의 급격한 증가로 연결되기 때문에, 정보보호 산업도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존하는 정보보호 관련 법령으로는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음은 물론이며 정보보호 산업을 제대로 진흥하기에도 역부족이다.

기존의 정보보호 관련 법률은 대부분 이용자 보호나 규제를 다루고 있으며, 정보보호 산업 진흥을 목표로 하는 법률은 사실 전무한 실정이다. 또한, 정보보호 산업은 현재까지 정보통신 산업에 포함되어 관련 법령이 적용받고 있으며, 정보통신은 편의성과 활용성을 추구하는데 비해, 정보보호는 기밀성 등을 중심으로 한 안전성 확보와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어 그 지향점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정보보호 산업을 정보통신 관련 법령으로 육성할 수가 없음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임에 틀림없다.

또한, 정보보호 산업의 특성은 창과 방패와 같이 끝없이 진화 발전하는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국민생활과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산업이며, 제품 생산 완료 및 AS로 끝나는 산업이 아니라 첨단 공격 발생, IT 환경의 급속한 변화 등의 요인을 고려하여 보안성 유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연구개발, 인력확보, 정책지원이 종합적으로 이루어 져야 하는 산업 특성을 가진 것으로, 기존 법 체계보다는 새로운 법률 체제로 추진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국가 이익에 부합된다고 생각된다.

정보보호는 우리사회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지만 국내 정보보호 산업은 최근까지도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매출액 300억 원 미만의 영세한 국내 중소기업이 92%를 차지하는 등 정보보호 산업 규모가 심각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보보호 산업의 경우 국내 시장규모가 데이터베이스 산업의 약 14%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정보보호 산업 기반 전체가 너무나도 열악하다.

3.20 사태 등 각종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고 이후 국내 정보보호 제품의 점유율은 점점 축소되는 반면, 글로벌 정보보호 제품의 국내 점유율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정보보호 업체의 영세성은 물론이고 국내 보안 제품의 보안성 유지 대가에 대한 검토가 전혀 고려되지 않아, 우수 전문 인력 확보는 물론이고 첨단 기술의 연구 개발조차 이루어지지 못해 제대로 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는 글로벌 정보보호 업체와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만한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글로벌 기업과의 대등한 경쟁이 불가능한 구조적 모순으로 인하여 국내 정보보호 산업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함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쟁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국내정보보호 산업이 제대로 육성되지 못하고 글로벌 기업에 의해 국내 시장이 잠식될 경우, 단순한 경제적인 논리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에 의해 국가 안보가 종속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국내 정보보호 산업을 신성장 동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국가 안보와 국가 이익에도 크게 부합할 될 것으로 판단된다. 갈수록 복잡하며 지능화되고 첨단화되어 가는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해서, 제대로 된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정보보호 산업 진흥을 포괄하는 정보보호산업진흥법안 제정이 시급하며 필수적이다.

박춘식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서울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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