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주파수 포화와 데이터 폭증에 따른 무선 통신장애 사태가 내년 하반기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지난 2년간 4배 넘게 증가했고, 특히 LTE 데이터 트래픽은 같은 기간 50배 넘게 폭증했다. 하지만 무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전체 390㎒ 폭으로, 선진국 600㎒ 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폭증하는 무선 데이터양으로 통신 장애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통신용 추가 주파수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미래창조과학부의 '2015년 2월 무선 데이터 트래픽 통계' 따르면 이동통신 3사를 합친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12만4423 테라바이트(TB)를 기록했다. 이는 LTE 상용화 직후인 지난 2012년 1월 2만9748TB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무선 데이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LTE 트래픽의 경우, 지난 2월 10만8372TB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1월 2838TB에서 2013년 1월 3만355TB, 2014년 1월에는 6만1639TB로 매년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고용량의 동영상 등 대용량 무선 데이터 소비 경향이 증가함에 따라 LTE 스마트폰 가입자 1인당 데이터 평균 사용량은 2012년 1월 1.52GB에서 올해 2월 3.1GB로 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통신 주파수 부족에 따른 통신장애 사태가 내년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파수는 이동통신 트래픽 용량과 속도에 영향을 끼친다. 용량이 증가하면 속도가 내려가게 된다. 그러면 결국 제대로 무선 통신을 활용할 수 없게 되는 '통신 마비' 사태가 벌어진다.
한 이통사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강남역과 신도림 홍대 등 도심지역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에서 트래픽 부하율은 70%를 넘어서고 있다.
전체 LTE 트래픽은 올 연말 15만TB 수준으로 증가하는데 이어 내년 말에는 19만TB를 돌파할 전망이다. 박덕규 목원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 3분기부터 통신 속도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며, 무선 통화에서 끊김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가 올해 안에 추가 주파수 경매를 시행한다는 계획이지만, 트래픽 증가세를 고려하면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트래픽 양으로 계산할 때 내년까지 현재에 비해 배 가까운 주파수가 필요한 셈이어서, 주파수 품질이 우수한 700㎒ 대역의 75㎒폭은 반드시 통신용으로 할당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통신용 주파수는 총 390㎒ 폭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활용하는 408㎒ 폭에 비해서도 적다. 또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대부분 600㎒ 폭을 이동통신에 활용하는데 비해 훨씬 적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파수 부족에 따른 통신 장애 사태는 단순 개인 통신 불통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큰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래부 주파수 연구반 보고서에 따르면 이동통신은 5700만 가입자를 넘어서며 보편적 서비스로 정착했고, 통신기기를 넘어 각종 콘텐츠로 시공간 제약을 극복해 문화생활 향유를 가능하게 하는 국민 생활과 경제활동의 기반이 되는 필수재 역할을 한다고 적시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700㎒ 공짜 주파수 확보를 위해 UHD 무료 보편 서비스를 주장하지만, 무료 서비스는 직접 수신 가구인 6.8%에 그칠 뿐이다. 유료방송 시청 가구인 93.2%는 재송신료가 포함된 요금을 내고 있어 사실상 지상파 방송은 유료 서비스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