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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보다 색감 우수 '콜로이드 양자점' 주목
화학 용액 공정으로 페인팅 가능
백화 현상 없는 대면적화 '장점'
삼성 등 대기업들 기술개발 경쟁

보라색부터 붉은색까지 백색광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양자점들.  사진= 플라즈마켐 제공
보라색부터 붉은색까지 백색광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양자점들. 사진= 플라즈마켐 제공


◇ OLED 대신하는 콜로이드 양자점= OLED는 형광성 또는 인광성 유기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전계발광 현상을 이용합니다. LCD에 비해 제조 공정이 단순하고, 더 얇으면서도 말랑말랑한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으며, LCD보다도 속도가 빠르고 시야각이 매우 넓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응답속도가 빨라 화면 재생이 부드럽고, 명암비나 색감구현이 좋아 화질이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 OLED는 소재 비용이 높아 디스플레이 가격이 LCD 또는 LED에 비해 3~4배 정도 비싸고, 증착 과정을 거치다 보니 대면적화가 어렵습니다. 대면적의 경우 패널이 휘어지며, 수분이나 산소에 노출되면 소재 특성이 변하기 쉽고, 장기간 사용할 때 번인 현상이 일어나 새로운 소재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새로운 발광 소재로 양자점(quantum dot) 반도체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양자점은 제작 방법에 따라 화학적 용액 공정을 이용한 '콜로이드' 양자점과 기상법(화학기상증착법)으로 기판 위에 성장되는 '적층성장' 또는 '자기 조립' 양자점으로 구분됩니다.

그중 콜로이드 양자점 반도체 재료는 크기가 1~10㎚(나노미터)이고 50여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나노 결정입니다. 양자점은 크기가 일정 반경보다 작게 형성되면 양자 속박에 의한 새로운 물리적 특성을 보여주게 됩니다. 양자점은 양자 속박 현상에 의해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각각 분리된 상태로 존재해 광자나 전자에 의해 특정 에너지를 가진 광자, 즉 특정 파장의 빛을 방출할 수 있어서 양자점은 선택적으로 전자를 방출하거나 흡수할 수 있는 나노 상자로 불립니다. 이때 방출되는 빛의 파장은 전적으로 양자점의 크기에만 의존하는 스케일링 효과를 보여줍니다.



콜로이드 양자점은 크기 분포, 순도, 구조, 모양을 조절할 수 있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입자입니다. 유기 고분자 용액에 분산된 형태로 제작될 수 있어서 저비용 프린팅 또는 코팅 기술을 기반으로 해 광잉크와 같은 형태로 주입, 페인팅, 스탬핑 등이 가능합니다. 또한 황화아연, 산화아연 계열은 자외선을, 황화카드뮴, 카드뮴 셀레나이드 같은 카드뮴 칼코지나이드 계열은 가시광선을, 황화납은 근적외선 영역까지 방출해 파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특히 카드뮴 셀레나이드 양자점에서 방출된 가시광 파장의 반폭치는 30㎚ 정도로, 무기물 형광체의 반폭치 50~100㎚보다 훨씬 작아 광소재로서 순도가 우수합니다.

흥미롭게도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앙리 마티스 등 인상파 화가들이 보여주는 강한 색감은 미량의 불순물이 포함된 카드뮴 칼코지나이드 안료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네의 '수련', 고흐의 '해바라기', 마티스의 '빨강의 조화' 등의 작품을 보면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을 띠는 황화카드뮴 안료의 효과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양자점의 우수한 색감은 색조, 채도 면에서 인간의 눈으로 느끼는 정도를 'CIE 색좌표'로 비교해 보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양자점의 적색, 녹색, 청색 영역이 고화질 TV에서 요구되는 색상 영역보다 훨씬 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양자점은 연색지수가 높고 유기물에서 나타나는 백화 등의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면을 고려할 때, 양자점 박막 형태는 발광다이오드, 태양전지, 광다이오드, 광전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등에 적용할 수 있어 조명, 디스플레이부터 저비용 태양전지나 위조지폐 방지, 보안 태그 등 광범위한 분야에 이용될 수 있는 큰 잠재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양자점 용액은 바이오 이미징, 센싱, 라벨링 등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 주목받는 콜로이드 양자점 LED 기술= 세계적으로 광전 분야에서 양자점을 이용하려는 업체로는 지멘스, 삼성, 필립스루미레즈 등의 대기업과 QD 비전, 나노시스, 아바고, 에비던트, 솔렉선트 등의 중소기업이 있습니다. 특히 인비트론의 후신인 라이프테크놀로지스는 광스크리닝, 라벨링, 이미징 분야에 집중하고 있고 최근 양자점을 생체에 적합한 재료로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해 사이토메트리를 이용한 종양세포 관찰 등에 응용할 예정입니다. 나노시스는 인텔, 샤프, NTT 도코모 등과 협력해 극고밀도 고체 메모리칩 등을 개발해 반도체 재료로 응용하고자 합니다.

OLED는 얇고 가벼우며 플렉서블하기 때문에 말아서 들고 다니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지만, 아직 수명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공정 자체가 불순물 입자에 매우 민감하며 대면적화에 필요한 공정을 개발해야 합니다. 콜로이드 양자점 소재는 이러한 OLED의 단점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양자점 광원과 양자점 디스플레이가 출현하기를 기대해봅니다.

백나영기자 100na@dt.co.kr
도움말=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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