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예정 앞두고 매각일정 공시 혼선 … 직원 위로금 문제 등 양측 이해관계 엇갈려
한화그룹의 삼성 화학·방산 4개 계열사 인수 예정 날짜가 다가오고 있지만, 양측의 엇박자와 노조 반발 등으로 여전히 미궁 속이다. 소위 '빅딜'을 통해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겠다고 한 한화 입장에서는 애간장이 탈 노릇이다.

1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삼성종합화학 보유주식 1275만여와 575만2281주를 오는 3일 한화케미칼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시가 나오자 한화그룹이 노조 갈등이 덜한 삼성 화학계열사를 먼저 인수하고 이후 삼성테크윈 등 방산 계열사 인수 작업을 6월까지 마무리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의 입장은 삼성 측과 달랐다. 한화케미칼이 내놓은 삼성종합화학 주식 취득 결정 공시에는 매입 시점이 기존과 마찬가지인 6월30일로 나왔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공시에 나온 대로 3일에 매각 일정을 추진한다"고 말했지만, 한화그룹 측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처럼 혼선이 빚어지는 이유는 삼성과 한화 간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이미 계열사 매각을 결정한 만큼 가급적 빨리 지분을 한화 쪽에 넘기는 것이 편하겠지만, 한화는 직원 위로금 협상을 마치기 전에는 경영권을 제대로 넘겨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이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변경하고 한화 측 이사를 선임하려면 그전에 매각대금을 치러 거래를 종료하거나, 이에 준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삼성과 근로자들 간의 위로금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고 있어, 현 상황에서 한화가 경영권을 받게 되면 근로자들과의 협상 주체는 삼성에서 한화로 바뀌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비공식적으로 1000만원과 기본급 4개월 치를 위로금으로 근로자들에게 제시했고, 노조는 2013년 삼성코닝정밀소재가 미국 코닝사로 넘어갔을 당시의 위로금인 '4000만원+기본금 10개월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간의 입장 차가 너무 커 협상은 쉽지 않다.

이와 관련 4개사 근로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원과 함께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앞에서 노숙 투쟁을 벌인 바 있으며, 대산공장 등에서 추가 집회를 계획하는 등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한화가 경영권을 받게 되면 노조의 투쟁 수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오는 3일 삼성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노조에 강하게 맞대응할 명분도 현시점에서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우리도 이 문제(보상)를 떠안고 갈 순 없는 상황"이라며 "국가 경제를 위해서는 조속히 인수 작업이 마무리돼야 하는데 우리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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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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