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쌍용정보통신 대표
"개정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빅3'인 삼성·LG·SK와 경쟁해 왔습니다. 쌍용정보통신은 중대형사업 중심으로 해왔고, 지금도 대형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습니다."

25일 중구 씨티센터타워 쌍용정보통신 본사에서 취임 100일을 갓 넘긴 김승기 쌍용정보통신 대표(사진)를 만났다. 김 대표는 1987년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쌍용정보통신에서 신입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 29년 간 몸담아 왔고 기술사 자격도 갖췄다. 특히 국방·공공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김 대표는 올 매출 목표로 2400억원을 제시하고, 분할발주를 비롯한 현장과 괴리감 있는 정책에 대한 문제점 지적 및 국방과 스포츠 중심 공공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내 시스템통합(SI) 분야에서 쌍용정보통신은 한우물을 파왔다. 그러나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공공사업의 관행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2013년 법이 개정된 뒤 중견 IT서비스기업에게 시장이 활짝 열려 공공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지금도 역시 저가발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게 업계 현실이다.

김 대표는 "SW 분야를 특정제도로 해법을 만들어보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대안"이라면서 "제도를 적용하려면 선제적으로 SW 작업의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SW 개발 산출물도 표준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분할발주는 실무적으로 볼 때는 오히려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마다 제각기 다른 작업절차나 표준을 갖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현장에선 발주자와 수행자의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분할발주로 '기획(설계)+수행'을 나누면 수행사업자는 기본설계 서류를 받아서 보고 개발작업을 진행해야 하며, 발주처가 어떤 요구를 했는지 표준조차 없이 작업한 설계도로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건설업처럼 변경관리를 하는 부분을 비용으로 인정해 주면 저가발주로 인한 악순환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란 게 김 대표의 견해다. SW개발은 1년이 넘게 진행되는데 발주자는 업무내용과 절차가 계속 바뀌고, 이를 시스템에 반영하는 부분을 제대로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40억원 이상 사업에 대한 제안기간은 45일이고 전문 개발자 20~30명이 동원돼 300~600페이지의 제안서를 쓴다. 하지만 프리젠테이션은 30~60분이 전부"라며 "전문가 심사위원일 수도 있지만 개별 프로젝트에는 전문성이 약한데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순간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W 개발환경이 척박하고 제도적 허점이 많지만 쌍용정보통신만의 강점이 있기에 경쟁력이 있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수십년 간 경험으로 만들어 낸 업무절차와 프로세스가 갖춰진 업무환경이 쌍용정보통신만의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스포츠SI 분야에선 쌍용정보통신이 글로벌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고, 오는 10월 군인체육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릴 유러피안게임에도 일부 참여하고 있다. 이벤트가 있는 곳은 항상 쌍용정보통신이 있겠다는 각오다.

국방 분야에서도 해군전술자료체제 유지보수 및 기능개선 사업은 2014년 8월까지 수행했고, 해군지휘통제체계(KNCCS)사업은 2011년 11월부터 수주해 계속 사업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김 대표는 "외산 일색이던 스포츠·국방부문에서 쌍용정보통신은 일찍이 과감한 투자를 해 국산화에 앞장서 왔다"면서 "이는 빅3라 불리는 그룹SI사들과의 경쟁에서 기술력 우위로 획득한 사업들로 수익성이 날 것으로 판단되는 중대형 사업에서 겨룰 것"이라고 밝혔다.

심화영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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