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현 KAIST 교수팀, 산소 확산방향·속도조절 관건

2차원이 아닌 3차원 미세 형상을 만들 수 있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신현 교수(사진)팀은 산소의 확산 원리를 이용해 3차원 형상을 만드는 새로운 방식의 '포토리소그래피 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포토리소그래피는 감광물질을 원판에 바른 후 자외선을 노출시켜 빛을 받은 부분만 굳게 만든 뒤, 나머지 부분은 깎아내는 방식으로, 반도체와 집적회로 등 미세패턴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기존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은 자외선이 항상 수직 방향으로 내리쪼여 미세패턴을 2차원으로만 제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빛을 이용한 중합반응에서 산소가 물질을 굳게 만드는 경화작용을 방해한다는 원리를 역으로 이용했다. 일부 영역에만 자외선을 노출시키면 그 부분만 산소의 농도가 감소하게 되고, 그 외 영역의 산소 농도는 유지된다. 즉, 산소 농도의 차이로 자외선이 노출된 영역으로 산소 확산 현상이 발생하면서 경화작용이 시간차를 두고 이뤄져 물질 형성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의 미세패턴을 만든 것이다.

산소의 확산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면 3차원 형상의 패턴 제작도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더 복잡한 형상과 다양한 성분 구성이 가능해져 자성입자를 넣어 의료용 패치를 만들거나, 온도에 따라 팽창하고 수축하는 젤을 삽입하면 곡면을 갖는 형태의 필름도 제작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신현 교수는 "학계와 산업계에서 포토리소그래피 장비를 쓰기 때문에 이 공정기술을 이용하면 미세형상 제어와 3차원 미세 패턴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2013년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된 콜로이드·유체 역학 분야 세계적 대가 고 양승만 교수에게 헌정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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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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