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여파 점유율 급감 … 디젤택시 보조금 지원으로 위기 가중 업계, 신차출시·정책개선 요구 나서
액화석유가스(LPG) 업계가 저유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전체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렌터카와 택시 시장에서마저 위축 움직임을 보여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
18일 전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렌터카 유종별 대수 집계 결과 LPG 차량 점유율은 42.72%로 2년 전 48%보다 5%포인트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디젤 차량은 18%에서 23%로 상승, LPG 수요를 그대로 가져갔다.
특히 장기렌터카 시장에서 이 같은 흐름은 두드러졌다. AJ렌터카에 따르면 장기렌터카에서 LPG 차량 선택은 2010년 전체 86%에서 지난해(9월 기준) 49%로 확 줄었다. 반면 디젤과 가솔린 차량은 2010년 각각 4%, 10%에서 13, 38%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디젤 차량의 인기와 유가 하락, LPG 신차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련 업계는 진단했다.
중고 LPG 렌터카의 경우에도 일반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가솔린 차량으로 전환하기 일쑤다. AJ셀카는 지난 1월부터 업계 최초로 가솔린 구조변경 차량을 상품화하고 해당 차량에 대한 품질보증서비스를 실시하는데, 이 역시 사용제한에 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LPG 차량을 그대로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PG 택시에만 적용하던 유가보조금이 오는 9월부터 디젤 택시에도 지급되면 수송용 LPG 수요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9월부터 유로6를 만족하는 디젤 택시에 ℓ당 345.54원의 유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의 택시 연료 다원화 정책에 따른 결정이다. 국내 택시 시장은 수송용 LPG 수요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디젤 택시가 도입될 경우 LPG 산업 자체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렌터카와 택시 시장 등 수송용 LPG 수요가 지속해서 악화할 조짐이 보이자 LPG 업계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올 초부터 르노삼성자동차와 함께 SM5 LPLi에 대한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첫 번째다. 한국LPG산업협회는 르노삼성차와 공동개발한 이 LPG 신차를 활용해 전국 1300여개 LPG 충전소와 연계해 대규모 차량 전시 및 시승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LPG 신차가 갈급했던 만큼 스스로 차량 개발과 투자에 뛰어드는 모습까지 보이는 것이다.
또 정부의 디젤 택시 유가 보조금 지원을 앞두고 렌터카와 레저용 차량(RV) 등의 LPG 사용제한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 자동차 범주에 LPG 자동차를 포함하고,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유럽에서는 이미 LPG 차량에 대한 친환경 보조 정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세계LPG협회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전 세계 LPG 차량 운행 대수는 총 2491만대로 2000년대 750만대 수준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LPG 시장에 큰 기회가 열리고 있는데 한국만 LPG 산업이 역주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