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초기 기술 … 현대차·닛산 등 적용 차종 확대
"차량용 센서 반도체 시장 급성장" 국내 부품업계에 기회



자동차 업계가 낮은 단계의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인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을 빠르게 채택하고 있다. 자동차용 센서 반도체 등 관련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긴급상황이 벌어졌을 때 차량이 스스로 알아서 멈추는 AEB를 탑재한 완성차의 비중이 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가장 적극적이다. 닛산과 미쓰비시는 공동 개발한 닛산 데이즈와 미쓰비시 eK 경차에 AEB를 선택 사양으로 탑재한 모델을 최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시속 5~30㎞로 저속 주행 시 적외선 레이저로 전방 차량을 감지해 충돌을 회피한다.

도요타는 오는 2017년까지 대부분 모델에 AEB를 기본 또는 선택 사양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인텔리전트 클리어런스 소나(ICS)'의 개량 버전을 통해 주차장 내 첨단 안전 운전 지원 신기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혼다, 스즈키 등도 탑재 차종 범위를 늘리는 중이다.

유럽의 경우 볼보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AEB를 양산차에 탑재한 데 이어 거의 전 차종에 AEB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 시장의 흐름에 맞춰 국내 완성차·부품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만도는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에 국내 최초로 탑재된 AEB 시스템을 국산화한 바 있고, 이 시스템은 신형 제네시스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출동 회피 장치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현대차는 이어 아슬란에도 AEB의 전 단계인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을 탑재하는 등 적용 범위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 센서 반도체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3.6% 성장한 3466억달러 규모로 예측하고,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센서 반도체가 특히 강세를 띨 것으로 봤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 역시 산업 자동화 및 자동차 부문에서 시장이 확대하면서 모뎀 등 통신 장치와 센서 지원 시스템 등 IoT 관련 집적회로(IC) 시장이 오는 2018년까지 연평균 21%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는 올해 센서 반도체의 성장률이 무려 47.5%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의견 역시 같다. KPMG가 지난달 발간한 '세계 반도체 산업 동향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반도체 업계 기업 임원 응답자 중 61%는 '센서'가 올해 반도체 시장의 가장 강력한 성장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부품 업계가 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져갈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지센서(CIS)를 생산 중이지만 자동차보다는 카메라와 모바일 기기 등에 집중하고 있다. 동부하이텍 정도가 자동차에 쓰이는 적외선 카메라용 이미지센서를 2011년에 개발한 바 있다. LG이노텍의 경우 자동차용 센서 모듈 등을 앞세워 지난해 차량 전장부품사업에서 전년보다 약 19% 증가한 53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물 인터넷과 스마트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미지 센서 칩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업체의 경우 모바일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시장 영향력을 늘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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