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경제불황 여파로 올해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이 전년보다 6.3%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재계에 최저임금 등 임금인상 이행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년연장, 통상임금범위 확대 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 여파는 대기업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인 셈이다.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자산 상위 30대 그룹(2014년 4월 기준)을 대상으로 최근 '2015년 투자·고용계획'을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은 지난해에 비해 신규채용을 6.3% 줄일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신규채용 인원은 지난해 12만9989명에 비해 8188명이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에 비해 신규채용이 증가하는 그룹은 7곳에 그쳤다. 반면 감소하는 그룹은 19곳에 달했으며 지난해 수준은 4곳이었다.

신규채용을 줄이는 가장 큰 원인은 인건비 때문이다. 전경련이 올해 초 매출액 상위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4년 통상임금 협상 조사'를 실시한 결과 통상임금 범위를 재조정한 기업의 통상임금액은 지난해에 비해 17.9%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임금피크제' 의무화 법안 등 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60세 정년의무화'가 시행될 경우 기업의 인건비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신규채용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하는 것은 통상임금범위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 정년연장에 따른 신규채용 여력 감소 등이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고용절벽 현상이 수 년 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다만 기업들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인건비 등 고정비용 투자 대신에 시설·R&D 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이 이날 내놓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이 계획하고 있는 시설·R&D 투자액은 지난해에 비해 16.5%나 늘어난 136조4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지난해에 비해 투자가 늘어나는 그룹은 17곳, 감소하는 그룹은 11곳, 지난해 수준은 2곳이었다. 분야별로 시설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19.9%나 증가한 102조8000억원이었으며 R&D투자도 7.4% 증가한 33조6000억원이었다.

삼성그룹은 화성 반도체라인 건설 및 OLED라인 증설 등에 2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며 현대차그룹 역시 글로벌지브니스센터 건립에만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SK그룹은 LTE커버리지 확장에 1조5000억원, 에쓰오일은 2017년까지 공장 신·증설에 5조원 투자를 추진중이며 LG그룹은 마곡 사이언스파크 건립에 2020년까지 4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송 본부장은 "대기업의 신규채용일 줄어드는 고용절벽 현상을 극복하려면 임금피크제 및 직무성과급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경기 상황에 맞게 인력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구조개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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