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바른세상병원 원장
이승철 바른세상병원 원장


젊은 층 목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를 살펴보니 목 디스크 환자는 5년 동안 29.7%나 증가했다. 문제는 그동안 퇴행성 질환으로 여겨지며 주로 중장년층에서 발병했던 것과 달리 2, 30대 젊은 층에서 목디스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병원에서도 최근 목디스크 환자를 조사해보니 그동안 주를 이루던 50~60대의 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반면, 20~30대 환자 비율은 4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처럼 젊은 목 디스크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스마트폰과 PC 사용 시간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1위. 국내 한 경제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한국인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19분이었으며 20대가 281분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 목은 총 7개의 목뼈가 외부 압력과 충격을 골고루 나누기 위해 옆에서 보았을 때 C자를 그리고 있다. 이런 형태가 충격을 완화해 목의 부담을 덜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을 쭉 빼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PC로 업무를 하는 것은 목뼈를 '1'자로 만들어 목을 잡아 주는 근육이 머리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부담을 받는다. 결국 스마트폰과 PC 사용이 오래 지속될수록 근육경직과 염좌를 반복해 결국 디스크를 망가뜨린다.

보다 구체적으로 스마트폰을 보며 고개를 숙이는 것이 목에 얼마가 위험한가를 나타내는 연구도 있다. 뉴욕 척추 외과 전문의 케네스 K. 한스라즈 박사는 목을 15도 숙일 때 경추에 가해지는 무게는 약 12.2㎏이며, 60도를 숙이면 27.2㎏에 하중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마트폰을 보며 장시간 목을 숙이면 8살 어린이 무게의 압력을 목에 가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끼고 살면 목이 남아날 수 없다.

목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이 흔히 어떻게 하면 목디스크를 예방할 수 있는지 자주 묻는다. 필자는 '자세를 바르게 할 것'을 강조한다. 자세를 교정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목 질환은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 등을 바로 세우는 것이 관건이다. 보통 턱을 목 쪽으로 당기는 것을 바른 자세라고 알고 있지만, 이 경우 목이 꺾인다. 등을 꼿꼿하게 펴면 자연스럽게 목까지 바로 선다. 전체적인 척추 건강을 위해서는 귓바퀴를 기준으로 어깨와 어깨뼈가 일직선을 이룰 때가 좋은 자세. 역시 등을 자연스럽게 피면서 목을 뒤로 당겨야 귓바퀴 중심으로 직선을 그릴 수 있다.

틈틈이 몸을 쭉 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 종일 몸을 숙이고 PC 앞에서 일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목뿐만 아니라 척추건강에 치명적이다. 의도적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점심시간, 자기 전 10분 정도는 몸을 펴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변 환경을 점검하고 PC와 스마트폰을 이용할 땐 바른 습관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모니터의 높이는 고개가 너무 들리거나 숙이지 않도록 본인의 눈높이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땐 의식적으로 액정을 눈높이까지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는 30cm 이상으로 유지하면, 화면을 보기 위한 목 각도가 줄어들어 목이나 어깨 부위 통증뿐 아니라 눈의 피로도 감소한다.

무엇보다 목 주위 통증이나 불편을 느끼는 경우 경시하면 안 된다. 목 주변에 나타나는 이상 징후를 일찍 포착할수록 생활 교정도 빨리 시작할 수 있다. 목디스크 환자들은 후두부 근육이 심하게 긴장돼 혈액순환 장애나 뒷목, 목덜미 뭉침, 안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증상은 목 건강 악화뿐만 아니라 생활의 불편, 업무와 학업 집중력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점검해봐야 한다. 또 목 디스크 환자 중 오랜 시간 두통약을 자주 복용하거나, 이유 없는 어지럼증, 안통을 겪으며 목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머리와 몸을 이어주는 목의 특성상 통증이 눈이나 머리, 손의 저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목 디스크는 조기 발견할 경우 비수술 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초기나 증상이 경미하다면 자세 교정과 약물이나 운동, 물리 치료를 적용한다. 또 간단한 시술이나 주사치료로 통증과 증상을 줄일 수도 있다. 이런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6주간 치료한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중증의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자세를 바르게 하고, 목 주변 통증을 면밀히 관찰하는 노력만으로도 수술에 이르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승철 바른세상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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